“너흰 도망가도 우린 남아야한다고”, 선수단에 수원 팬 절규[현장 메모]

스포츠한국 2023-12-03 05:00:00

[수원=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수원 삼성의 창단 첫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2시간 이상 이어진 구단과 팬들의 대치 끝에 선수단 버스가 주차장을 빠져나왔고, 그곳에 남은 것은 눈물 섞인 응원가뿐이었다.


2시간 이상 걸린 팬-구단 대치 끝에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수원 삼성 선수단 버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2시간 이상 걸린 팬-구단 대치 끝에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수원 삼성 선수단 버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 38라운드 강원FC와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기서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기며 K리그1 10위 강원FC(승점 34)-11위 수원FC(승점 33)-12위 수원 삼성(승점 33·최하위)로 강등권 최종 순위가 확정됐다. 다득점에서 수원 삼성(35골)이 수원FC(44골)에 밀려 최하위가 됐다. 12위 수원 삼성은 다음 시즌 K리그2(2부리그)로 자동 강등된다. K리그1 4회 우승, FA컵은 최다 5회 우승에 빛나는 수원 삼성이 창단 28시즌 만에 맞이한 첫 2부리그 강등이다.

11위 수원FC는 오는 6일과 9일 K리그2 2위 부산 아이파크와 홈 앤 어웨이 승강 플레이오프(PO), 10위 강원은 같은 날 K리그 PO 승자 김포FC와 승강 PO를 치러 K리그1 잔류 여부를 결정짓는다.

수원 삼성 구단 역사상 첫 번째 강등. 수원 팬들은 선수단 버스가 나오는 출구 앞을 막으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후 "오동석 나와"를 외치며 오동석 단장과의 대화를 요구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오동석 단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확성기를 잡은 오 단장은 "구단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팬들을 달랬지만, 분노한 팬들은 "사퇴하라"며 강경하게 맞받아쳤다. 그러자 오 단장은 일단 한발 물러나 경찰 인력이 배치된 지하 공간으로 들어갔다.


수원 삼성 오동석 단장.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수원 삼성 오동석 단장.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또다시 긴 기다림의 시간이 흘렀고 오동석 단장이 다시 팬들 앞으로 나왔다. 오 단장은 결국 "회사에 사의를 표하도록 하겠다"고 팬들 앞에서 선언했다. 이에 수원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후 오 단장은 선수단 버스가 나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것을 팬들에게 부탁했고, 팬들은 길을 열어 선수단 버스가 나갈 수 있게 해줬다.

하지만 강등을 마주한 수원 팬들의 분노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팬들은 천천히 빠져나가는 선수단 버스를 향해 “창피하다”, “내 수원 돌려내”, “뛰지 않는 선수들은 나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또한 수원 삼성의 대표 응원가인 ‘나의 사랑 나의 수원’을 울먹이며 부르기도 했다.

한 팬은 선수단 버스에 “너흰 도망가면 그만이지만 우린 남아야 한다고”라며 절규했다.

창단 최초의 2부리그 강등 확정 후, 장장 2시간 이상 계속된 수원 팬들과 구단의 대치는 결국 그렇게 눈물과 울분으로 끝났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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