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인테리어의 기본 법칙! 이것만 지키면 집이 천국이 된다_선배's 어드바이스 #21

현실적인 인테리어의 기본 법칙! 이것만 지키면 집이 천국이 된다_선배's 어드바이스 #21

엘르 2020-07-13 20:00:00 신고

전 지구적 감염병 사태로 오래도록 해외여행을 못 가다 보니 이상한 증세가 생겼다. 필요도 없는데 온라인 부동산 중개 사이트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둘러보질 않나 인테리어를 싹 바꾸고 싶질 않나.


집에 있는 시간이 가장 중요해진 요즘

모두 집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늘었다. 이제 집은 TV 보고, 핸드폰 하다 쓰러져 자는 곳이 아니라 매일 삼 분의 일은 ‘열일’하는 사무 공간에, 랜선 모임을 갖는 카페에, 책 읽는 도서관에, 작은 식물원 역할까지 하게 됐다. 얼마 전엔 집에서 보는 전망이 상당히 좋다는 것과 오후 네 시쯤 거실 일조량이 제일 적당하고 빛 색이 예쁘단 걸 알게 됐다. 그런 집을 몇 년 동안 커튼 한 번 활짝 열지 않고 침실 위주 극히 일부 공간만 쓰고 있었다니….

집 안 구석구석이 중요해진 시대다

버지니아 울프는 그토록 여자에게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이제 방은 집으로 확대될 차례다. 그 집은 편안하고 아름답고 하고 싶은 것을 할 꿈과 열정이 솟아 나와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며 커튼과 쿠션, 액자, 테이블 클로스 등을 바꾸고 있자니, 이번 글에선 비전문가 입장에서 깨달은 인테리어의 규칙을 풀어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작은 쿠션 만으로도 공간 분위기가 달라진다

Tip. 1 바꿀 수 없는 큰 부분에 나머지를 맞춘다
아파트 거실을 아틀리에로 쓰는 어느 화가 집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실내에 들어서자마자, 작업 중인 여러 그림으로 어지러운 가운데도 마치 엽서 속 풍경처럼 조화로우면서 화사한 느낌이 들었다. 가만히 둘러보니 커다란 거실 창틀이 청록색 샤시였는데 그와 똑같은 색 콘솔이 눈에 잘 띄는 벽 가운데 있었다. “혹시 일부러 청록색 콘솔을 구하신 건가요?” 물었더니 “알아보셨군요. 이 집을 처음 봤을 때 창틀 색이 마음에 들었죠. 저 색을 중심으로 꾸며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뭔가 통일감을 줄 가구가 필요했는데 만약 발견하지 못한다면 칠할까도 생각했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창틀이 인테리어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단 걸 그때 깨달았다.

타일이나 창틀 등 바꿀 수 없으면 마음에 드는 부분에 다른 요소들을 맞추면 된다

모든 집은 지을 때 말하고자 한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의 오래된 산기슭 빌라촌 중엔 독일이나 프랑스 알자스 지방 산장 느낌으로 지은 곳들이 있고, 각 브랜드 아파트들은 디자이너의 뚜렷한 콘셉트 하에 밀라네제든 파리지앵이든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그걸 포착하는 게 가장 자연스럽고 안전한 인테리어 방법이다. 더구나 임대한 집이거나 공사할 여건이 아니어서 바닥재, 창틀, 문 등이 큰 부분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나머지 가구나 천 소재 소품 등의 색, 분위기는 가능한 그걸 따르는 게 좋다. 바랜 듯한 회갈색 바닥재와 아이보리색 빌트인 가구가 시공된 아파트면 가급적 소파, 커튼 등도 베이지나 아이보리 내추럴한 천 소재, 들이는 가구도 체리, 월넛 계열보다는 회색이나 아이보리, 버치(밝은 자작나무 색) 등이 잘 어울린다. 감각에 자신 있다면 밝은 캔버스라고 생각하고 아예 비비드한 쪽으로 가도 괜찮다. 하지만 체리 색 몰딩이 둘린 고전적인 공간을 정반대인 차갑고 모던한 실버 주방 가전이나 컬러풀한 철제 가구 위주로 꾸미면 아무래도 불협화음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감각에 자신이 있다면 과감하게 비비드한 컬러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

Tip. 2 색은 크게 세 가지까지만 쓴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같은 디자인 강국은 도시부터 시골까지 ‘어쩌면 이렇게 감각적으로 잘 꾸몄지?’ 싶은 집이 많다. 그런데 온갖 골동품과 미술품으로 꾸민 집도 전체적으로 보면 전문 용어로 주조 색, 보조 색, 강조 색 다 합쳐도 세 가지 정도만 쓴 경우가 많다. 색에 대해선 강박적 면모까지 보여 노란 벽돌조에 파란 덧창이 달린 건물이면 입주자 전체가 그에 어울리는 같은 연노랑 커튼을 달고 절대 바꾸지 않는 것 같은 풍경도 흔하다. 베이지가 주조 색, 연회색이 보조 색이면 둘에 잘 어울리는 빨강을 강조 색으로 해 소파와 커튼을 통일하는 식으로 치밀하게 색 사이의 균형을 계산한다. 거기서 자유로울 수 있는 건 화병 속 꽃, 소파 위 여러 쿠션이나 복잡한 그림 정도일 텐데,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은 그마저 어울리는 색으로 맞춰서 배치한다.

베이지-아이보리 계열로 통일감을 주고 레드 카펫과 초록색 식물로 포인트를 준다

커튼과 소파를 맞추는 것은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

커튼, 침구는 따로 놓고 볼 수 없는 커다란 천 소재 소품이다. 이 둘이 서로 안 맞으면 순식간에 세련미가 떨어지는 공간이 돼 버린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무난한 단색 침구와 커튼인데 꼭 그리 밋밋함만을 고집할 필욘 없다. 우리에겐 저렴한 인건비를 기반으로 한 맞춤이란 게 있으니까…. 커튼을 맞추면서 베드 스프레드(침대 전체를 덮는 덮개)나 유로 샴(침대 위에 두는 정사각형 장식용 베개), 또는 러너(이불 위에 가로로 길게 너는 장식용 천) 등을 같은 천으로 맞추면 된다. 웬만한 호텔은 흰색 침구를 쓰면서도 러너와 쿠션은 튀는 색, 같은 천으로 맞춰 화려한 분위기를 낸다. 영국, 프랑스 컨트리풍 인테리어에선 커튼, 소파 커버, 티슈 케이스에 이르기까지 등 방 안의 모든 천을 같은 꽃무늬 천으로 맞추기도 한다.

러너와 쿠션으로 화려함을 더할 것

Tip. 3 좁은 집엔 넓어 보이는 트릭을 쓴다
홍콩은 세계 1, 2위를 다투는 비싸고 좁은 주택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평면이 네모반듯하지 않은 집이 많아 더욱 좁아 보인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넓어 보이도록 하려는 트릭을 많이 쓰는데 제일 흔한 게 한쪽 벽면 전체를 거울로 마감하는 것이다. 착시효과로 공간이 두 배, 아니 몇 배가 되기도 한다. 일조량이 적어 어두운 집은 창 반대편에 거울을 붙이면 창이 배로 늘고 실제로 더 밝아진다. 벽 전면에 거울을 붙이는 게 부담스러우면 가능한 커다란 거울을 걸거나 놓아도 된다. 벽지는 복잡한 패턴보다 밝고 무늬가 없는 것이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한다.


벽지는 밝은 컬러에 심플한 것으로, 거울을 달아 공간을 화사하게 만드는 것도 팁

수납 역시 중대한 문제. 좁은 집은 수납공간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이곳저곳 꽉 채워 수납하면 더욱 집이 좁아 보인다. ‘보이는 수납과 감추는 수납’이란 말은 다들 들어봤을 텐데, 일단 자질구레하고 색, 형태가 갖가지인 물건은 감추는 수납으로 문 달린 수납장 따위에 몽땅 쓸어 넣는다. 대신 테이블 위나 유리 달린 수납장처럼 보이는 공간에는 손님에게나 자신에게 가장 보여주고픈 물건을 공간에 여유를 줘 배치한다. 또, 방문을 열었을 때 바로 보이는 공간은 가능한 한 비워 둔다. 조금이나마 빈 공간이 보여야 좁아도 숨통이 트인다. 버리기와 사지 않기는 가장 효과적인 공간 넓히기 기술이다. 안 쓰는 물건은 과감하게 버리고, 있는 물건과 기능이 비슷한 물건은 사지 않는다. 좁은 공간용 소형 청소기와 바닥용 대형 청소기 둘 대신 다이슨처럼 겸용 하나를 쓰는 식이다. 에어 프라이어, 주스기 같은 소형 가전은 은근히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이곳저곳 꽉 채워 수납하기 보다는 수납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Tip. 4 천장 낮은 집은 가구도 낮게
한국에 부임한 모 유럽 가구회사 임원의 집 인테리어를 흥미롭게 본 적이 있다. 자사 상품들과 본인의 수집품을 잘 아우른 훌륭한 인테리언데 왜 그리 답답해 보이나 했더니 천장 높이 낮은 전형적인 한국형 집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집들은 천장이 낮기로 유명한데 2.2m부터 2.7m까지 범위는 있지만, 아파트도2.3m가 평균이라고 한다. 물건, 색 모두 많으니 유럽처럼 위라도 빈 공간이 충분해야 하는데 한참 부족하다 보니, 미안한 말이지만 멋진 화물을 잔뜩 쌓아 둔 창고처럼 보였다. 나 역시 멋모르던 학생 때 북유럽산 캐노피 침대를 샀다가 기둥이 천장보다 높아서 기둥을 뽑고 쓴 슬픈 기억이 있다. 천장고를 늘릴 순 없으니 다른 것들이 낮아야 세로 비례가 맞는다. 길게 늘어지는 조명이나 높은 서랍장, 옷장 등을 피하고 가능한 낮은 가구와 소품을 써서 세로 공간을 어느 정도 비워 둔다. 정말 천장고가 낮은 조선시대 좌식에 가깝게 산다고 생각하면 쉽다.

층고가 낮은 집이라면 낮은 가구를 배치해야 공간이 넓어 보인다

Tip. 5 유명 브랜드 물건, 새것에만 집착하지 말자
정말 멋지게 집을 꾸미는 사람들은 디자이너가 가구 하나하나까지 정해주길 기대하지 않는다. 독수리처럼 활공하다가 딱 맞는 물건이 나타나면 곧바로 낚아챈다. 오래전 읽은 신일숙 작가의 〈사랑의 아테네〉란 순정만화 속엔 여자 주인공 세라가 다마스커스 여행길에 커다란 돌 장식품을 사 남자 주인공 다크가 메고 다니느라 짜증을 내는 장면이 있다. 바로 그렇게, 관조하는 자세로 살아가다가 원하는 소가구나 장식품과 마주하면 과감하게 돌진, 그것을 고대하던 자리에 들이는 것이다. 꼭 파는 물건일 필요도 없다. 유리 티 테이블 아래에 커다란 자연석을 괼 수도 있고, 할머니 유품인 나전칠기 함을 미니 화장대로, 문 닫는 레스토랑에서 버린 철제 스툴을 식탁 의자로 쓸 수도 있는 것이다. 결코 아무거나 주우란 뜻은 아니다. 호더와 재활용의 달인은 한 끗 차이니….

모든 물건이 꼭 디자이너 브랜드 혹은 새 것일 필요는 없다

Tip. 6 인테리어 디자이너처럼 기획하자
과학기술의 발달로 과거엔 전문가만 하던 작업에도 일반 소비자들이 손쉽게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집 시안을 보고 마음에 드는 부분을 우리 집에 적용할 수 있다. 하우즈 (바로 가기)는 세계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시공업체가 결과물을 올리는 웹사이트다. 15개국을 넘나들 수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넘치는 감각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한국과 비슷한 환경을 찾으려면 싱가포르, 일본, 덴마크를 추천. 아파트먼트테라피 (바로 가기)는 세계의 실제 거주자가 집 구경을 시켜주는 콘텐츠 위주 매체, 인테리어 팁도 충실하며 유튜브 채널도 있다. 소형 아파트, 원룸도 많아서 싱글족에게도 유용하다. 호미파이 (바로 가기) 원하는 인테리어 공사 전문가를 매칭시켜주는 사이트인데 훌륭한 매체로서의 역할과 무료 설계까지 해준다.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사진들이 공간별로 정리돼 있다. 직접 3D 렌더링을 할 수 있는 모바일 앱도 많다. 홈디자인 3D(Home Design 3D), 룸스(Rooms), 아미카사(Amikasa), 룸크리에이터(Room Creator) 모두 공간 사이즈를 넣고 색과 자재, 가구를 바꿔가며 어떤 느낌이 될지 시행착오를 미리 겪을 수 있게 해준다.

비전문가도 앱으로 손쉽게 가상 공간을 그려볼 수 있게 됐다

*지금 반드시 알아야 하는 뷰티,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그리고 생활의 지혜!까지, '선배's 어드바이스'는 매주 월요일 업데이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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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선배 사진 언스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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