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대리군' 이라크 민병대 첫 공격…'충돌 임계점' 근접(종합)

美, '이란 대리군' 이라크 민병대 첫 공격…'충돌 임계점' 근접(종합)

연합뉴스 2019-12-30 05:34:54 신고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 5개 군사시설 타격
미국인 1명 사망한 이라크 군기지 로켓포 공격 보복
미 공군 F-15 전투기
미 공군 F-15 전투기[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테헤란·뉴욕=연합뉴스) 강훈상 이귀원 특파원 = 미군이 이란 혁명수비대가 직접 지원하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PMF 또는 PMU)의 군사시설을 공격했다고 미 국방부가 29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밀 방어 타격을 했다"면서 군사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격은 미국이 이란에 사실상 직접 보낸 '위협적 메시지'인 만큼 양국간 군사적 긴장이 '충돌 임계점'을 향해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국은 중동에 있는 미국인, 미국, 미국 시설을 시아파 민병대와 같은 친이란 무장조직이 공격하면 이를 이란의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공격에서 미국이 겨냥한 '표적'은 민병대가 아니라 이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는 유력 성직자나 성지를 수호하는 사병(私兵) 조직이었지만 2014년 이슬람국가(IS)가 창궐하자 이라크 정부군보다 앞장서 대테러전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무기와 작전, 훈련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미국은 시아파 민병대를 '이란의 대리군'으로 부른다.

IS와 전쟁에서만큼은 미국과 이란이 '공공의 적' IS를 상대로 기묘한 동맹을 맺었던 셈이다.

이라크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 대원들
이라크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 대원들[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군이 이날 공격한 시아파 민병대는 이란과 가장 밀접하고 규모가 큰 카타이브-헤즈볼라의 이라크(3곳)와 시리아(2곳) 내 군사시설이다.

카타이브-헤즈볼라는 이라크 내 조직이지만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원 아래 IS 소탕과 시리아 정부 지원을 명분으로 시리아까지 병력을 파병했다.

미국이 27일 이라크 키르쿠크 K1군기지에서 미국 민간인 1명이 사망한 로켓포 공격의 주체로 카타이브-헤즈볼라를 지목하는 만큼 이를 보복하기 위해 이번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에서는 지난 두 달간 미군이 주둔하는 군기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최소 10회 발생했다. 아직 이들 공격의 배후나 주체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국은 친이란 민병대라고 의심한다.

호프먼 대변인은 미국의이 카타이브-헤즈볼라의 향후 미국인과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에 대한 공격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아니지만 미국이 이란을 배후로 의심한 사건에 처음으로 군사적으로 대응한 만큼 양국의 군사적 긴장은 더욱 첨예해질 공산이 크다.

5, 6월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을 시작으로 이란군의 미국 무인 정찰기 격추(6월), 사우디아라비아 핵심석유시설 피격(9월) 등 대형 사건이 잇따라 벌어졌지만 미국은 경제 제재만 강화했다.

따라서 이번 친이란 민병대 공격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대응이 엄포에 그치지 않고 실행될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도 볼 수 있다.

공교롭게 이번 공격이 중국·러시아·이란 등 반미 진영 3개국이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미국을 겨냥해 처음으로 해군 합동훈련을 하는 가운데 발생한 터라 중동 정세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 있다.

아울러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가 미국의 공격에 반격한다면 이라크는 미국과 이란이 벌이는 세력 다툼의 장이 될 우려도 커진다.

특히 이라크에서는 이들 민병대가 정부 산하의 정식 군조직으로 이라크의 국방·치안·대테러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만큼 미국과 이라크의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미 국방부는 카타이브-헤즈볼라의 군사기지에 대한 공격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라크군 합동작전사령부는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지역 카임에 있는 카타이브-헤즈볼라의 지휘 통제본부를 29일 저녁 '공습'해 조직원 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F-15 전투기 편대가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공격용 무인기로 폭격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AP통신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고위 인사를 인용, 최소 12명의 카타이브-헤즈볼라 전투원이 이번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hska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2/30 05:3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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