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S/S 파리패션위크 사건사고

2020 S/S 파리패션위크 사건사고

싱글즈 2019-12-11 00:00:00 신고

오로지 관심 받기 위해 이슈만을 좇는 사람들이 일으킨 2020 S/S 파리패션위크 사건사고.

런웨이에 난입한 마리 베노리엘을 제압한 지지 하디드 덕분에 버지니 비아르의 첫 번째 샤넬 쇼는 무탈하게 끝날 수 있었다.

지난 4월 29일, 어둠이 짙게 깔린 모로코 마라케시의 밤. 엘 바디 궁전 앞에 자리한 커다란 중앙 연못을 꽃처럼 장식한 작은 램프들과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디올 2020 크루즈 컬 렉션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프리카 문화를 포함해 다양한 문화권 출신의 여러 예술가, 장인과의 협업을 통해 무려 100벌의 옷으로 구성된 방대한 컬렉션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덕분에 너무 길어진 피날레 무대가 지루하게 느껴질 뻔한 순간, 예상치 못한 손님이 등장했다. 긴 행렬이 끝나갈 때쯤 어디선가 나타나 런웨이를 역주행한 작은 고양이 한 마리. 자신과 반대로 걸어가는 모델들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도도한 걸음걸이에 관객의 시선과 카메라는 자연스럽게 고양이를 향했다. 디올 역시 공식 인스타그램에 ‘특별한 게스트가 크루즈 쇼에서 캣워크(CATwalk) 데뷔를 했다’는 코멘트와 함께 당시의 영상을 업로드했을 정도.

루이 비통 쇼에 참석하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진 비탈리 세디우크.

매번 이렇게 가볍게 웃어넘길 만한 귀여운 수준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진짜 재난에 가까운 난입 사건이 2020 S/S 파리패션위크 마지막 날에 발생했다. 버지니 비아르의 첫 샤넬 컬렉션이 공개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 모두가 들떠 있는 아침이었다. 새로운 샤넬을 상징하듯 1950년대 후반 프랑스 영화계에서 일어난 누벨바그(새로운 물결) 운동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컬렉션은 블랙과 화이트, 트위드 같은 아이코닉한 요소들을 적절히 버무린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쇼가 마무리되나 싶었는데, 장내가 잠시 술렁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샤넬 스타일로 꾸민 한 여성이 갑자기 무대에 오르더니 마치 자신이 모델인 양 천연덕스럽게 피날레 워킹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당황한 모델들은 그저 걸음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고, 상황을 지켜보던 지지 하디드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아섰다. 그럼에도 무대를 내려갈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자 결국 지지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무대 밖으로 퇴장시켰다. 이 웃지 못할 해프닝의 주인공은 프랑스 코미디언이자 2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마리 베노리엘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Marie S’infiltre(마리가 침입하다)’ 채널 이름만 봐도 이번 난입 역시 계획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어릴 적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저 이목을 끄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그녀의 행동은 철부지나 다름없다.

칸영화제 레드카펫 기념 촬영을 하는 아메리카 페레라의 치마 속으로 머리를 밀어 넣은 비탈리 세디우크의 도를 넘은 행동.

샤넬 사건 이후, 그녀는 지지에게 사과 영상을 남겼다. 어쩐지 사과의 대상이 잘못된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파리패션위크의 불행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이번 시즌의 대미를 맡은 루이 비통 쇼에 참석하기 위해 루브르박물관에 도착한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다리에 수상한 남자가 매달렸다. 경호원들이 단숨에 제압했지만, 저스틴은 인스타그램에 그를 ‘인간 발찌(Human Anklet)’라고 표현하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괴한의 정체는 공식 행사에서 유명인사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유명한 우크라이나 출신의 비탈리 세디우크. 그의 기행은 마리와 비교도 안 된다. 2013년 아델의 그래미 수상 무대에 등장한 건 애교 수준일 정도니까. 프라발 구룽의 2014 F/W 쇼에서는 호피무늬 팬티에 트렌치 코트만 걸친 채 런웨이에 뛰어들었다. 자신의 엽기적인 행동이 이슈가 되자 비탈리는 점차 정도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제67회 칸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아메리카 페레라의 드레스 속으로 머리를 들이밀거나 쇼장으로 이동 중인 킴 카다시안의 엉덩이에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이나 다름없는 짓을 저지른 것. 결국 엄청난 비난 속에 방송 리포터 자리까지 잃었지만 좀처럼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공분을 사고있다. 3년 전, 쇼를 끝내고 나온 지지 하디드를 뒤에서 습격해 번쩍 안아 들었다가 지지의 팔꿈치에 얼굴을 가격당한 장면이 통쾌하게 느껴진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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