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굽이굽이 산넘고, 넘실넘실 바다건너…하늘 위 목포 한바퀴

[여행] 굽이굽이 산넘고, 넘실넘실 바다건너…하늘 위 목포 한바퀴

이데일리 2019-11-29 05:00:00 신고

목포해상케이블카가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유달산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해 가고 있는 모습
[목포=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남 목포의 바다를 건너가는 새로운 방법이 생겼다. 지난 9월 목포 해상케이블카가 개통해서다. 1987년 사업을 추진한 지 무려 32년 만의 일이다. 배를 타지 않고도 바다를 건너가는 케이블카다. 목포 해상케이블카는 국내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다. 해상 830m, 육상 2410m로 총연장 3230m이다. 압도적인 스케일이다. 왕복 탑승 시간은 무려 40분에 달한다. 케이블카에 오르면 쪽빛 바다의 그림 같은 풍경은 물론 목포 구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여기에 목포의 상징인 유달산의 울퉁불퉁한 기암괴석과 능선의 부드러운 곡선까지 감상할 수 있다. 이 모습을 보려고 평일에도 인파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목포해상케이블카에서 바라본 해상케이블카와 목포 앞바다


◇ 국내 가장 긴 ‘목포해상케이블카’

해질무렵 유달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상케이블카. 바다 건너 보이는 섬이 고하도다.
목포 여행의 중심은 유달산이다. 목포 사람들이 사랑하는 산이다. 해발 228m로 높지 않지만, 유달산에 대한 목포 사람들의 자부심은 수천 미터의 산보다 더 높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달산에 오르지 않고는 목포에 다녀왔다고 말하지 말라’고 할 정도다. 그만큼 목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유달산이다. 산 동쪽 기슭을 중심으로 구도심이 자리잡고 있다. 산정상은 매우 날카롭고 층층기암과 절벽이 많아 경치가 수려하다. 정상에서는 목포 구도심과 다도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목포 해상케이블카는 유달산을 중심으로 유달산 아래 섬인 ‘고하도’와 목포 내륙의 북항 사이를 오간다. 산을 오르고 바다를 건너 다시 섬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고하도가 해상케이블카의 한쪽 끝이고, 다른 한쪽 끝은 북항이다. 그 사이에 유달산이 있다.

목포 해상케이블카가 3개의 스테이션(승강장)을 순환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춘 것도 이 때문이다. 구도심 쪽인 북항 스테이션에서 출발해 산 정상부 기암괴석을 스쳐 지나면 유달산 스테이션에 닿는다. 여기서 내려 주변 전망을 감상하거나 15분 거리의 일등바위(228m)를 다녀올 수 있다. 유달산 스테이션에서 케이블카는 150도 방향을 꺾어 155m 높이의 주탑을 지나 바다 건너 고하도로 향한다. 주탑을 통과할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 아찔할 정도다.

유달산 정상에서 내려서면 왼쪽으로는 바다가, 오른쪽으로는 목포 도심과 삼학산이 펼쳐진다. 고층건물이 없고, 바다가 넓어 시야가 확 트인다. 케이블카 바로 아래로는 ‘1987’에 나온 ‘연희네슈퍼’가 있는 구도심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목포대교가 길게 늘어서 있다. 목포대교는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촬영지로 알려졌다. 운전해서 바다를 건널 때도 사방에 솟은 섬에 온통 시선을 빼앗기는데, 케이블카에서 보는 목포대교의 풍경은 마치 두 마리 학을 연상케 한다. 여기에 해질녘이면 드넓게 펼쳐진 다도해 위로 붉은 카펫을 깔아 놓은 듯 장엄한 모습이 더해져 훨씬 멋스럽다.

바다를 건너면 고하도 스테이션이다. 최근 새로운 일몰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다도해 너머로 저무는 해를 바라보는 일은 지겨울 틈이 없다. 일몰 감상 후 이곳에서 저녁을 해결할 생각이라면 아래층 식당가에서 음식을 사다 야외 테이블에서 먹어도 낭만적이다.

고하도 판옥선 전망대에서 본 해상보행로와 목포대교


◇유달산 아래에 있는 섬 ‘고하도’

고하도 판옥선 전망대에서 본 해상보행로
고하도에도 볼 게 많다. 목포 코앞의 섬이다. 유달산 아래에 있는 섬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6월, 목포대교와 이어졌다. 뭍이나 다름없어진 것이다. 죽교동 쪽에서 목포대교에 오르면 5분 안쪽에 섬에 닿는다. 고하도는 허사도와 이웃했다. 허사도는 워낙 작아 뒤돌아보면 금방 시야에서 사라지기 일쑤였다. 그 탓에 본 게 허사가 됐다 해서 허사도로 불렸다. 지금은 목포 신항이 들어오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고하도는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임진왜란 당시 명량해전에서 승리한 이순신이 조선 수군을 정비하면서 106일간 이곳에 머물렀다. 섬 남쪽 끝자락에 ‘고하도 이충무공 기념비’가 있다. 섬에는 일제 침략의 상흔도 짙게 남아 있다. 해안 바위 여러 곳에 20여개의 인공 굴이 있는데, 일제가 연합군 함정을 공격하기 위해 어뢰정을 숨긴 곳이라고 한다.

고하도는 용을 닮았다. 활처럼 휘어 목포 앞바다를 감싸고 있다. 섬의 끝자락 ‘용오름’까지는 잘 갖춘 편도 3.2km의 산책로를 따라 왕복 2시간 30분이면 돌아보는 코스가 있다. 최근에는 해상 보행교가 생겼다. 고하도 승강장에서 목포 대교 방향으로 약 1km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판옥선 전망대’다. 이순신 장군의 판옥선을 형상화했다. 이곳에 오르면 아름다운 다도해 풍광과 목포 구도심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최근에는 사진 명소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해상 보행로는 판옥선 전망대에서 목포대교와 인접한 용머리까지를 해상에 설치한 데크 길이다. 판옥선 전망대 아래로 난 나무 데크를 따라 해안가로 내려가야 한다. 바다의 암석이 깎여 언덕 모양으로 생긴 ‘해식애’ 등의 해안 절경이 펼쳐진다. 보행로에는 용머리와 중간지점에 넓은 광장 형식의 포토존 2개소도 설치했다. 용머리 포토존에는 높이 4m의 용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중간지점에는 조선 수군이 명량대첩 승전 이후 전력정비를 위해 고하도에서 106일 동안 머물렀던 것을 기념하는 4m 높이의 이순신 장군 조형물을 설치했다. 보행로는 총연장 약 1km. 폭은 1.8m 정도로 탐방객이 서로 충분히 교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고하도에서 가장 높은 뫼막개(뫼봉)까지 가는 코스도 있다. 이곳에 서면 목포의 아이콘 유달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목포 시가지와 삼학도 등도 죄다 눈에 담긴다. 고하도에서 보는 유달산의 자태는 또 다르다. 남정네 ‘알통’을 닮은 바위들이 여기저기 솟았다.

◇여행메모

△잠잘곳= 목포의 하당신도시에 호텔들이 몰려 있다. 상그리아 비치호텔, 폰타나비치관광호텔, 유토피아가족호텔, 샤르망호텔, 시월애호텔 등이 있다. 유달산 아래 유달유원지 부근의 신안비치호텔도 오래되긴 했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목포해상케이블카 승차장이 있는 고하도에 들어선 고하도 판옥선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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