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전 남친 무죄' 오덕식 판사, 다른 판결에서도 불법촬영 봐줬다

'구하라 전 남친 무죄' 오덕식 판사, 다른 판결에서도 불법촬영 봐줬다

로톡뉴스 2019-11-25 16:51:48 신고

가수 구하라(28)씨가 24일 세상을 떠났다. 비극적 선택에는 전 남자친구 최종범(28)씨와의 법정 다툼도 큰 몫을 했다. 최씨는 구씨의 나체를 불법 촬영하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불법 촬영 부분에서 무죄가 나왔다.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오덕식 부장판사는 “피해자(구씨) 의사에 반한 촬영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여섯 가지 ‘종합적 고려사항’을 제시했다. 로톡뉴스 확인 결과, 이 중에는 “두 사람은 주기적으로 성관계를 가지던 사이”라는 점과 “(최초 만남 때) 구씨가 먼저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연락했다”는 점이 포함됐다.

구씨가 먼저 호감을 표시했고 두 사람이 정기적으로 관계를 갖던 사이라는 정황 등을 고려해서 “불법 촬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검찰은 "구씨가 호감을 먼저 표한 게 맞고 연인관계였던 것도 맞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불법 촬영을 당한 것"이라 주장했지만 오 부장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런 결정을 내린 오 부장판사는 최근 서울 시내 최고급 웨딩홀에서 여성 하객들의 치마 속을 수십차례 촬영한 사진기사에게도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지나치게 관대한 처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성관계 장소부터 구체적 횟수까지⋯판결문에 꼭 넣었어야만 했나?

최종범씨 재판의 핵심 쟁점은 불법 촬영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의 카메라 등 이용 촬영)였다.

오 부장판사는 이 부분을 심리하기 위해 여섯 가지 사실관계를 검토했다.

지난해 10월 23일 가수 구하라씨를 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가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 두 사람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만났다. ② 구씨가 먼저 인스타그램 DM으로 최씨에게 연락했다. ③ 구씨가 최씨에게 먼저 ‘같이 지내자’고 제안했다. ④ 두 사람은 성관계를 가지던 사이였다. ⑤ 최씨가 문제의 사진을 찍을 때 촬영 소리가 났는데 구씨가 제지하지 않았다. ⑥ 구씨도 평소 최씨의 민감한 사생활 사진을 찍었다.

문제가 되는 대목은 ②~④번이다. 특히 오 부장판사는 ④번을 설명하면서 성관계를 나눈 구체적인 장소와 횟수까지도 판결문에 담았다. 횟수와 관련해서는 “최종범에 따르면”이라고 출처까지 적었다. “두 사람은 동거하는 사이였다”는 한 문장으로 설명이 되는 내용이었지만, 판결문에는 장소부터 횟수까지 세세히 기록됐다.

오 부장판사는 모든 사실관계를 열거한 후에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명시적인 동의 없이 촬영한 것은 맞으나,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판결했다.

3년간 41차례⋯여성들 치마 속 찍은 사진기사도 '집행유예'

불법촬영에 대한 관대한 판결은 최근까지도 지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오덕식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불법 촬영 혐의로 기소된 사진기사 이모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진기사 이씨는 지난 2015년 11월부터 2017년 8월까지 41차례에 걸쳐 결혼식에 온 여성 하객들의 치마 속을 찍었다.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무대 앞으로 사람들이 나올 때 바닥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동영상을 촬영하는 수법이었다.

이씨는 서울 중구의 특급 호텔과 역삼동의 최고급 웨딩홀에서만 범죄를 저질렀다. 원피스와 투피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피해를 봤다.

오 부장판사는 이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신상정보를 고지하거나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결정했다. 아동 및 청소년 관련 시설에도 취업할 수 있도록 했다. “피고인의 나이 및 범행 전후 과정, 사회적 유대 관계 등으로 보아 재범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였다.

※ 주변에 말하기 어려운 고통이 있거나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어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주

구하라씨의 1심 판결문에 적힌 내용이 지나치게 상세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기사에 다 담지 않았습니다.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도를 한 것 자체'만으로도 같은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결문 내용을 알리는 것이 사회적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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