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전복사고 창진호 ··· 탈출서 구조까지 '공포의 3시간'

마라도 전복사고 창진호 ··· 탈출서 구조까지 '공포의 3시간'

금강일보 2019-11-25 16:34:56 신고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87㎞ 해상에서 통영 선적 근해 문어단지 어선 707창진호(24t·승선원 14명)가 조업 중 전복됐다. 이날 해경이 사고 해역에서 선원들을 구조하고 있다. [서귀포해경 제공=연합뉴스]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87㎞ 해상에서 통영 선적 근해 문어단지 어선 707창진호(24t·승선원 14명)가 조업 중 전복됐다. 이날 해경이 사고 해역에서 선원들을 구조하고 있다. [서귀포해경 제공=연합뉴스]

 

  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창진호(24t·승선원 14명) 선원들 상당수가 구사일생으로 구조됐다.

  이들의 생명을 구한 것은 어선에 탑재된 구명벌(둥근 형태의 구조용 보트)과 구명환(플라스틱으로 된 구명부표), 구명동의(구명조끼) 등 구조장비였다.

  지난 1일 오후 출항한 창진호는 복귀 예정일을 하루 남기고 25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87㎞ 해상에서 전복됐다.

  당시 사고 해역에 북서풍이 초속 19m로 강하게 불고, 4m의 높은 파도가 이는 등 기상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

  이날 오전 6시를 전후한 시각.
  커다란 너울성 파도가 창진호의 측면을 강타했다.

  일순간 20t이 넘는 어선이 90도 가까이 기울어졌고, 창진호 안으로 바닷물이 들어가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됐다.
  선실 안의 냉장고 등 모든 물건들이 나뒹굴었다.

  선장이 6시 5분께 무선통신을 통해 '침수하고 있다'며 긴박한 구조요청을 서귀포해경에 보냈다.
  선원들은 부랴부랴 구명동의를 꺼내입고 30여분간 계속해서 성난 파도와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그러다 6시 40분께 "배가 넘어질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교신이 끊겼다.
  창진호가 완전히 전복된 것.

  14명의 선원도 함께 바다에 휩쓸렸다.
  휩쓸린 선원들은 대부분 어선에 걸려있던 구명환에 의지해 바다에 떠 있었다.

  또 구조용 보트인 구명벌이 때마침 펼쳐지면서 다른 일부 선원들이 필사적으로 헤엄쳐 구명벌에 올랐다.

  구명벌에 오른 선원들은 4명, 나머지 선원들은 구명동의와 구명환에 의지해 표류했다.    
  높은 파도와 궂은 날씨로 인해 선원들 상당수가 구명벌이 펼쳐졌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

  해상 사고가 났을 때 탑승객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중요한 구조장비 중 하나인 구명환은 튜브 모양의 플라스틱 구명부표로 어선은 물론 물가 주변에도 비상용으로 비치돼 있다.

  구명벌은 둥근 형태의 구조용 보트로, 물에 가라앉더라도 일정한 수압이 되면 수압분리계가 작동해 자동으로 펴지게끔 돼 있다. 동력원이 있는 보트인 구명정과는 달리 구명벌은 동력이 없다.

  우리나라에도 법 규정에 따라 화물선, 여객선, 어선 등에 의무적으로 탑재하도록 규정돼 있다.
  지난 세월호 사고 당시 배가 침몰했음에도 구명벌이 부풀어 오르지 않아 문제가 됐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사고 해상에 도착한 해경 5천t급 경비함정이 오전 7시 55분께 선원들이 탄 구명벌을 발견, 구조에 나섰다.
  그러나 나머지 선원들은 구명환에 의지해 3시간 가까이 표류하다 해경, 해군 구조함에 구조됐다.
  승선원 14명 중 13명이 구조됐고, 나머지 1명은 수색 중이다.

  구조된 승선원중 현재 3명이 사망했고, 나머지 선원들은 치료를 받고 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창진호 기관장 이 모(39) 씨는 "바다에 휩쓸렸을 때 '아 이제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처음에 구명벌을 작동시키려 시도했지만 구명벌 지지대가 말썽이었는지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파도에 휩쓸려 나중에 구명벌이 터졌는지도 몰랐다. 10여년 간 생활하며 함께 고생한 동료 선원이 숨져 마음이 좋지 않다"고 안타까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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