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현실화하나…최후의 보루 상원서 공화당 이탈 조짐

트럼프 탄핵 현실화하나…최후의 보루 상원서 공화당 이탈 조짐

이데일리 2019-10-06 20:03:00 신고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 AFP 제공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야당인 민주당의 탄핵 추진에도 여유를 잃지 않는 이유는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 때문이다. 그는 야당은 탄핵을 실천에 옳겨도 상원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지난 4일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민주당은 나를 하원에서 탄핵시킬 표를 확보했다”면서도 “그러나 공화당은 매우 단합돼 있다. 공화당 상원의 탄핵재판에서는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 균열이 나타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실제로 공화당 내 거물급 상원의원이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등 이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의 이탈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가 된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공화당 내 “대통령 잘못” 목소리에 트럼프 “거만한 멍청이” 직격탄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서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을 향해 “상원의원 출마에 대한 지지를 간청했을 때와 국무장관이 되기를간청했을 때를 제외하면 처음부터 나와 싸우고 있는 거만한 멍청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공화당에 너무 나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누가 밋 롬니를 깨워서 그에게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나의 대화는 서로 마음이 맞고 매우 적절한 것이었으며 중국에 대한 나의 발언은 정치가 아니라 부패에 관한 것이라고 말해달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글에 탄핵 미트 롬니‘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롬니 의원은 2012년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나섰던 공화당 내 거물급 정치인이다. 그런 롬니 의원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은 가차없는 비난을 퍼부었다. 롬니 의원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자신을 비판했다는 이유에서다.

롬니 의원은 하루 전 자신의 트위터에 “모든 정황으로 볼 때, 중국과 우크라이나에 대해 조 바이든을 조사하라는 대통령의 뻔뻔하고 전례 없는 요청은 잘못됐고 형편없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달에도 롬니 의원은 “만약 대통령이 직접 또는 개인 변호사를 통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정치적 경쟁자를 조사하라고 요구하거나 압력을 가했다면 이는 극단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트위터에 올린 바 있다.

롬니 의원뿐이 아니다. 공화당의 벤 새스 상원의원 역시 지난 3일 오마하의 월드헤럴드 기고문에 “미국인은 진실을 찾기 위해 중국 공산당을 찾지 않는다”면서 “만약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이 자신의 이름을 중국에 팔아 불법을 저질렀으면 그것은 미국 법정에서 해결할 문제”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도 이날 “대통령이 중국에 자신의 정치적 반대자를 조사하라고 개입을 요구한 것은 큰 실수”라며 “그건 전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2명? 30명? 35명?..공화당 상원서 이탈표 나올 수도

블룸버그는 롬니 의원과 새스 의원이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대해 “유화적인 편이었다”이었다고 전했다. 비교적 중도적인 성향의 공화당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제프 플레이크 전 공화당 상원의원의 주장은 더 충격적이다. 그는 최근 텍사스 지역 언론 행사에서 “나처럼 지난 2년간 공화당 오찬에 참석한 이들은 (공화당 내에서)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서 “비밀투표를 한다면 적어도 공화당 내에서 35명의 상원의원이 트럼프 탄핵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재직의원의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상원의원 100명중 67명이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소속이 53석, 민주당 소속이 45석, 무소속이 2석이다. 민주당과 무소속 전원이 탄핵에 찬성하고 공화당 내에서 20명이 이탈표가 나오면 트럼프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된다는 뜻이다.

물론 플레이크 전 의원은 노골적인 ‘트럼프 저격수’다. 그는 2017년 “트럼프 시대의 정치가 역겹다”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올해 초 정계를 은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35명의 탄핵 찬성표가 나올 것이라는 주장은 과장됐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탄핵안이 상원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은 예전만 못해졌다. 마이크 머피 공화당 전략가는 최근 공화당 상원의원 30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7명의 공화당 의원을 비롯해 총 12명이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탄핵 찬성 여론 높지만,.공화당 지지자들 ‘탄핵 반대’ 여전

관건은 여론의 동향이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가 지난 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45%가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가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38%였다. 이 조사는 미국 성인 16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CBS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조사에서는 탄핵에 대한 찬성 여론이 55%에 달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20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목소리는 점점 더 힘을 얻는 분위기다. 미국의 정치전문 온라인매체 폴리티코가 지난 20일~22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탄핵 조사 절차에 대한 찬성 의견은 36%였는데, 24~26일 실시한 2차 조사에서는 찬성이 43%로 높아진 것으로 나왔다. 탄핵 절차에 반대하는 응답은 49%에서 43%로 낮아졌다. 16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쪽으로 여론이 쏠리고 있다”며 “조류는 완전히 바뀌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찬반 여론이 여전히 팽팽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CNN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찬성한다는 응답이 47%, 반대한다는 응답이 45%였다. 격차가 크지 않았다.

더 중요한 건 공화당 지지자들의 여론이다. CBS의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 의견이 과반을 넘었지만, 공화당 지지자의 경우 77%가 탄핵조사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공화당의 전통적인 지지자들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탐탁치 않아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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