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흡했다” 한 남자 솔직고백…허니문 끝, KIA 팬들 2023년엔 ‘엄근진’

입력
2022.10.14 10:53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내가 미흡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솔직했다. 13일 KT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서 패퇴하자 자신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사실 경기 전에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김종국 감독은 “감독을 해보니 힘들구나 싶다. 너무 힘들다. 업&다운이 심한 시즌을 보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2009년 은퇴 후 KIA에서 오랫동안 코치를 역임했다. 그러나 역시 감독과 코치는 천지차이다. 해당 파트를 관리하고 어드바이스해 감독에게 보고하는 코치와, 그걸 참고해 디시전하는 감독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김 감독은 전임 감독 시절 수석코치를 맡으며 ‘감독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럼에도 막상 지휘봉을 잡고 와일드카드결정전 포함 145경기를 지휘해보니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 실제 올 시즌 KIA의 행보를 돌아볼 때 김 감독의 디시전에 간혹 의문점이 생길 때도 있었다.

와일드카드결정전만 돌아보면, 마운드 교체는 비교적 타이밍도 빨랐고 원활했다. 8회 시작과 함께 이의리를 선택한 부분, 이의리가 만루 위기에 몰리자 마무리 정해영이 아닌 장현식을 투입한 부분은 이해할 수 있다는 시각이 다수다.



다만, 통산타율 3할을 자랑하는 교타자 고종욱 카드를 일찍 꺼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적시타 한 방 이후 공격흐름이 다소 답답한 측면이 있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9회초 마지막 공격이 끝날 때까지 주전을 한 명도 교체하지 않았다. 이 부분을 두고 스스로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현역 시절 작전수행능력이 빼어났지만, 올해 KIA에 완벽하게 이식하지는 못했다. 김 감독은 “작전을 많이 안 해야 이긴다. 선수들에게 맡기는 게 제일 좋다. 작전을 안 해야 편안하게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때로는 작전야구를 구사해도 선수들이 편안하게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베테랑 감독도 ‘실패한 디시전’의 주인공이 된다. 그런 점에서 김 감독의 ‘시행착오’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다. 오히려 김 감독은 시즌 막판 타선 집단 슬럼프에 타순을 지속적으로 새롭게 조합하며 끊임없이 주전과 백업에 긴장을 주려고 한 부분, 좌익수 경쟁을 공정하게 진행한 부분, 필승계투조 트리플J의 동시 이탈에도 플랜B를 구축해 공백을 최소화한 부분 등이 인상적이었다.



기본적으로 야구는 선수가 한다. 명장도 전력이 좋은 팀에서 나오는 법이다. 그러나 감독의 밑그림과 임기응변능력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김 감독은 피드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당장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라인업 변동폭이 컸다. 올 시즌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잔여 2년간 더 좋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편으로 KIA 팬들은 앞으로 2년간 올해보다 인내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엄근진 모드’로 김 감독과 장정석 단장을 평가할 것이다. 앞으로 KIA가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가는 것이다.

[KIA 김종국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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