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욕 특파원단손성원 (사진 오른쪽) 미국 로욜라 매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회장은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자리에서 “환율은 경제성장률 차이가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이 금리 차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 경제는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사면초가 상황”이라며 “앞으로 1년 내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2분기 연속 역성장)에 빠질 확률을 그동안 15% 정도로 봤는데, 지금은 35%로 높아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손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는다면, 전 세계 성장률은 연간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내달부터 추진 중인 30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의 관세부과를 넘어 최대치인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할 경우를 가정한 수치다. 이는 또한 미국의 성장률을 연간 0.4%포인트, 중국 성장률의 경우 1.6%포인트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게 손 교수의 전망이다.
따라서 미국은 연내 0.5%포인트 이상의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할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금과 같이 0.25% 포인트 인하를 이어갈 경우 시장에 주는 충격이 미약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서다. 더 나아가 미국이 유럽과 같이 마이너스 금리로 갈 수 있다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압박에 못 이겨 금리를 내린 연준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무너진 데다, 글로벌 중립금리가 0.5%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을 미국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다.
손 교수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 갈등에 대해선 “단순 무역 문제가 아닌 감정적·정치적 문제라는 점에서 향후 해결책을 찾기는 더욱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 교수는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너무 많은 것이 바뀐다는 점”이라며 “정치·외교·경제 등 모든 분야에 대해 장기적 전망과 전략을 세워서 밀고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노동력과 생산성”이라며 “한국의 인구구조상 노동력은 더는 늘기 어려운 만큼 생산성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를 비롯한 첨단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성원 교수는..광주제일고와 미 플로리다주립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 피츠버그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차례로 받았다. 1973년 러처드 닉슨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한미은행 행장 등을 지냈다. 정부와 월가, 학계를 넘나들면서 실물과 이론을 겸비한 최고 경제 전문가 중 한 명으로 통한다. 백악관 시절 함께 머리를 맞댔던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중요 정책적 결정을 내릴 때마다 손 교수에게 자문해왔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컨설팅업체 SS이코노믹스를 설립해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스타 트리뷴 선정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미네소타 출신 100인’, 월스트리트저널(WSJ) 선정 ‘2006년 최고 이코노미스트’와 ‘2009년 톱5 이코노미스트’에 각각 뽑혔다. ‘세계 금융위기와 출구 전략’과 ‘신(新) 경제’를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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