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슬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가?

한국은 이슬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가?

BBC News 코리아 2021-09-18 16:35:48 신고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 쪽 주택가에 이슬람 사원 건축을 둘러싸고 상반되는 입장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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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 쪽 주택가에 이슬람 사원 건축을 둘러싸고 상반되는 입장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슬람 사원 설립을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슬람 사원 건축 반대, 반난민 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 '난민 대책 국민 행동'이 18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이슬람 사원 건립 불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슬람은 종교의 자유를 주지 않는 위험한 종교"라고 주장했다.

난민 대책 국민 행동은 "대한민국에는 더 이상 이슬람 사원 건립은 불가하고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기존 모든 이슬람 사원과 기도실은 소급적용해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또 충북 진천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390명에게 취업이 자유로운 거주 비자 F-2를 발급하는 것을 반대했다.

무슬림이 밀집한 대구 북구 대현동 주택가 곳곳에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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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이 밀집한 대구 북구 대현동 주택가 곳곳에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한민국을 지켜주세요'라는 제목과 함께 "이슬람 집단 탓에 주민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대구 북구 대현동에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를 촉구하는 청원이 게재됐다. 이 청원은 18일 오후 2시 기준 8만 2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대구 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8개월 넘게 이슬람 사원 건축을 막으려고 분투하고 있다"며 "경북대 근처에 살면서 수많은 외국인을 봐 왔지만, 외국인이 자기들만의 집단 사회를 만들어 단체행동을 하고 세력화하는 건 처음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느 순간부터 이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주민들보다 많다. 이슬람 복장을 하고 10~20명씩 거리를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데 위압감을 느낄 때가 많다"며 "이슬람 사원이 들어선다면 우리 주민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떠나야 한다. 아니 벌써 하나둘 짐을 싸고 있다"면서 "요즘은 우리 주민이 역차별 혐오를 받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대구 북구 대현동 일부 주민들이 구성한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사원 공사장 인근에서 회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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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대현동 일부 주민들이 구성한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사원 공사장 인근에서 회의하고 있다

사원 건축으로 시작된 갈등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지역주민과 무슬림 사이의 갈등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임대료가 저렴하고 경북대에서 가까운 대현동은 수년 전부터 무슬림 유학생들이 주거를 위해 모여들었다. 현재 150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타지키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에서 왔다.

경북대에 다니는 무슬림 유학생들은 지난 2014년 대현동의 한 주택을 구매해 기도소로 활용해오다 북구청의 허가를 받고 지난해 12월 교인이 모은 돈으로 주택을 허물고 2층짜리 이슬람 사원을 짓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갈등이 시작됐다. 일부 주민들이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슬람 사원 건축 반대 운동에 나선 것이다.

비대위는 집단 민원을 제기했고 북구청은 지난 2월 공사 중지조치를 내렸다. 이에 무슬림 학생들과 시민단체는 '공사 중지 처분 집행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7월 법원은 무슬림 학생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주민들이 차량과 집기로 공사장 진입로를 막으면서 공사는 8개월째 중단된 상태다.

8개월째 공사 중단 중인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 현장에는 철제 구조물만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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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째 공사 중단 중인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 현장에는 철제 구조물만 세워져 있다

"위협을 느낍니다"

"불안할 수 밖에 없어요. 생각해보세요. 사원이 들어서면 이 좁은 골목 집 앞에 모르는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우리가 어떻게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겠어요? 우리는 위협을 느껴요."

비대위는 사원이 들어서면 지역 전체가 이슬람 지역화가 돼 원주민들이 떠나게 된다면서 사원 건축을 백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일 공사 현장 인근에서 만난 김정애 비대위 부위원장은 사원 건축 반대 이유는 "주민의 '재산권과 행복권'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사원 공사장 인근에 거주하는 송모 씨는 기자에게 사원 공사 현장을 가르치며 소음과 쓰레기 등 피해가 막심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라마단 축제 때는 70~80명이 드나든다며 "새벽 4시부터 하루 다섯 번씩 기도를 해 소음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 좀 와서 보세요. 솔직히 주민이라면, 아니, 주민뿐 아니라 여기 현장 와서 보면요,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어떻게 주택 밀집 지역에, 다닥다닥 담이 붙어 있잖아요. 그 붙어 있는 중앙에다 사원을 지으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죠."

사원이 지어지는 120평 규모의 부지는 'ㄱ'자 모양으로 주택들이 둘러싸고 있다.

대구 대현동에 사원이 지어지는 부지는 'ㄱ'자 모양으로 주택들이 둘러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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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현동에 사원이 지어지는 부지는 'ㄱ'자 모양으로 주택들이 둘러싸고 있다

"낯선 이슬람... 무서운 건 사실"

김정애 비대위 부위원장은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특정 종교단체에 대한 혐오로 인해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분들 종교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게 아니에요. 주택 한 가운데입니다. 여기에는 절도 교회도 들어서도 안 됩니다. 이곳에서 목탁 두드리고 찬송가 부른다고 해도 반대해요. 무슬림이라고 반대하는 거 아니에요. 사원을 짓는다고 하니까 사원, 사원 하는 거지, 어떤 다중시설이 들어와도 안 된다는 말이에요."

그러면서도 이슬람에 대해서 낯설고 무서운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대현동 주민 이모 씨는 "옷차림과 언어가 우리 눈에는 낯설다"며 "솔직히 여러 명이 몰려다니면 무섭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 씨도 "뉴스를 보니까 프랑스에서 일어난 테러를 일으킨 사람들이 이슬람이라고 하더라"면서 "이슬람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송모 씨는 "이슬람 종교에 대해서 생소하다. 한국에 보편화 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뉴스로만 이슬람에 대해 접하는데 온통 테러 이야기다"며 자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설명했다.

대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 공사장에서 무슬림 유학생들이 BBC 기자에게 자신들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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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 공사장에서 무슬림 유학생들이 BBC 기자에게 자신들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한순간에 '테러리스트'로

"지난 7년 간 주민들과 갈등 없이 잘 지내왔습니다. 집주인한테 무슬림 세입자를 소개해주는 저희가 갑자기 테러리스트라니요. 위협을 가한다니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2019년에 한국으로 건너와 현재 경북대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무아즈 라작(25)는 갑작스레 변한 주민들의 태도가 당황스럽다. 늘 자신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주던 주민들이 어느 순간부터 그를 비롯한 무슬림 학생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급기야 "테러리스트",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라작은 주민들이 처음엔 사원 건축 반대 이유로 냄새와 소음을 들었다가 최근에 무슬림들과 공존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지난 7년간 무슬림 학생들은 주민을 위협한 적도 없고 소음이나 냄새로 인한 신고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무슬림 유학생 셰흐르야 이샤크는 소음과 냄새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방음벽과 긴 굴뚝을 설치하는 등 주민들에게 소음과 냄새 피해가 가지 않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이샤크는 무슬림 학생들은 주민들과 대화로 갈등을 평화롭게 풀고 싶지만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주민들 주변에만 다가가면 소리를 지르세요. 한국어를 아는 친구가 대화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주민들이 저희와 대화를 거절하십니다. 저희만 보면 화를 내세요."

경북대 박사과정에 있는 무아즈 라작은 "주민들과 평화롭게 지내는 것과 기도할 수 있는 사원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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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박사과정에 있는 무아즈 라작은 "주민들과 평화롭게 지내는 것과 기도할 수 있는 사원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가슴이 아파요"

"공부를 위해 한국을 택한 이유 중 하나가 한국이 안전한 나라이기 때문이었어요."

라작은 이슬람교에 대한 차별과 위협이 만연한 다른 국가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무슬림에게 편견없이 친절히 대해주어 안전한 곳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달라진 시선들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늘 안전하고 친절한 곳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에 길을 걸으면 이상하게 쳐다보는 눈길을 느낍니다. 가슴이 매우 아픕니다.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국에 대해 한국 홍보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는데 최근 이슬람 혐오에 대한 뉴스를 접한 친구들이 '괜찮냐?'고 물으면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라작은 그래도 주민들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는 여전히 주민들이 제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주민들과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에요. 저희는 단지 기도를 할 수 있는 사원이 필요한 거예요."

대전 어은동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은 지난 2011년 인근 대학교에 다니는 무슬림 유학생들이 돈을 모아 건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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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어은동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은 지난 2011년 인근 대학교에 다니는 무슬림 유학생들이 돈을 모아 건립되었다

한국은 이슬람을 혐오하는가?

대전 유성구 어은동 주택가 중심에 이슬람 사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인근 KAIST대와 충남대 등에서 공부하는 무슬림 유학생들이 지난 2011년 교인들이 모은 돈으로 건물을 구매해 사원을 건립한 것이다. 여느 평범한 동네 풍경과 다르지 않은 이곳에서 이슬람 혐오 문구는 보이지 않았다.

대전 이슬람 사원 지도자 에산 울라 이맘은 이곳에서 5년 동안 지내면서 겪었던 경험들을 나누었다.

"주민들은 매우 상냥하고 친절해요. 제가 무슬림 복장으로 길을 묻거나, 제 부인이 얼굴을 가리는 히잡을 입고 있어도 전혀 차별하는 기색 없이 친절하게 대해줍니다. 호기심에 이것저것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열린 마음으로 대해주세요. 감사하게도 한국에 살아가면서 전혀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주민들로부터 소소한 민원들이 제기됐었지만 그때마다 주민들과 대화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갔다.

"사원이 지어지고 초기에 주차와 쓰레기 관련된 민원이 몇 번 있었는데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 없이 바로 해결할 수 있었어요. 주민들과 협조하며 살아가려고 해요."

대전 이슬람센터 에산 울라 이맘은 지금까지 지역주민과 갈등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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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이슬람센터 에산 울라 이맘은 지금까지 지역주민과 갈등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슬람은 테러리스트', '한국은 공산주의'

대전 어은동 이슬람 사원 인근에서 10여 년간 거주한 주민은 사원이 지어질 때부터 지금까지 무슬림 학생들을 지켜봤다. 사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지역주민의 반대는 없었다. 문제는 지어진 후였다.

"밤에 누워 있으면 외국어로 소음이 들리는데, 잠자기 힘들죠. 예배한다고 주차를 여기저기 아무 데나 하니까 주민들이랑 부딪힌 적이 있습니다. 또 그 사람들 음식 냄새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까 그걸로도 문제가 됐었죠."

하지만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는 아니었다.

"이슬람 사원 책임자인 이맘한테 직접 가서 얘기를 많이 했죠. 책임자로서 신도들한테 이런 주의를 시켜달라. 그러면 시정됐어요. 처음에 심했다고 하면 지금은 그래도 70% 나아진 거예요. 변화가 생긴 거죠."

그러면서 같은 국민들끼리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로 벌어지는 갈등은 있었지만 "무슬림이 주민들을 위협하거나, 이슬람 교리를 따라서 문제가 생긴 적은 없다"면서 "테러리스트가 이슬람이라고 해서 이들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생각"다고 말했다.

"이슬람도 여러 종파가 있는데 이슬람 전부를 테러리스트라고 하는 것은, 남한과 북한에 있는 한국인 전부를 공산주의라고 부르는 것이랑 똑같은 거잖아요."

대구 어은동에 거주하는 류연주씨와 에산 울라 이맘이 공원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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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어은동에 거주하는 류연주씨와 에산 울라 이맘이 공원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류연주씨는 영어 공부를 위해 울라 이맘을 알게 된 이후 지금까지 10개월간 친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류씨도 처음에는 무슬림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무슬림 하면 테러리스트랑 연관 짓잖아요. IS나 탈레반, 911테러 때 저도 건물 무너지는 것을 뉴스 통해 봤기 때문에 무슬림은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저희랑 복장도 다르고, 거부 반응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고요."

20년 동안 대전에서 거주한 류씨는 무슬림으로 인한 주민간 갈등은 없었다며 오히려 울라 이맘을 알게 되면서 이슬람 남성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울라 이맘이 뭔가 해결하지 못해서 주저주저할 때 인간적인 것 같아요.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고 오히려 더 친절하다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류씨는 울라 이맘과 친해지면서 여성 인권 침해, 테러 등 흔히 이슬람과 관련 돼 논쟁이 되는 것들에 대해 전부 물어봤다.

"파키스탄에서 여성인권침해가 정말 심하냐고 물어봤어요. 백화점 영상을 보여주는데 여자들이 히잡을 쓴 사람도 있고 벗은 사람도 있고. 그래서 내가 알고 있었던 게 잘못됐구나. 또 주위에 무슬림 여자 교수도 있고 아나운서도 있고. 우리가 생각하고 소문으로 듣는 것만으로 판단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류씨가 이처럼 울라 이맘을 돕는 이유는 타국에서 생활하는 것이 어떤지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저도 남편 따라서 외국에 몇 달 있었을 때, 말도 안 통하고 힘들때 저를 도와줬던 사람들이 지금까지 마음에 남거든요."

류씨는 또 무슬림이 이웃으로 있는 것에 대한 장점을 공유했다.

"세상에 모든 게 같으면 재미 없잖아요. 신이 각각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만들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한 가지 색 보다는 무지개가 더 아름답듯이, 각각 다른 색이 어우러지면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구 어은동에 거주하는 류연주씨와 에산 울라 이맘이 공원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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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어은동에 거주하는 류연주씨와 에산 울라 이맘이 공원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슬람 혐오' 누가 키웠나?

대구 북구 대현동 문제로 다시 돌아가면, '이슬람 혐오'는 정부와 주민들간의 불통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집행위원장 서창호 집행위원장은 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슬람 혐오'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이처럼 특정 지역에서 종교 행위나 인종 문제에 대해 반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면서 공공기관이 법률에 따라 공정한 행정 집행을 하지 않아 오히려 '혐오와 차별'을 조장했다"라고 주장했다.

대구 북구청이 이슬람 사원 공사를 허락했다가 주민들의 민원에 다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는 등 오락가락한 태도가 '이슬람 혐오'로 사건을 변질 시킨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대구 북구청은 이에 대해 BBC 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법적으로는 허가를 내주는 게 맞다"라면서도 "주민들의 민원을 안 들어줄 수 없지 않냐"고 말했다.

국내 언론도 '이슬람 혐오'를 조장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해결책을 위한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조명하기보다는 이슬람-지역주민 간 갈등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울라 이맘은 "이슬람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된다"면서 "언론이 자극적인 것만 보도할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보도를 한다면 지역 간 갈등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아즈 라작은 주민들이 걸어놓은 이슬람 혐오 문구를 매일 마주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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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즈 라작은 주민들이 걸어놓은 이슬람 혐오 문구를 매일 마주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고래 '허세'에 새우 등 터진다

최근 한국 정부가 아프간인 특별기여자를 받아들인 것에 대해 난민 대책난민대책 국민 행동은 "정부가 아프간인을 이용해 전 세계인과 국민들에게 정치적 쇼를 한 것이 아닌지 상당히 의심스러운 상황" 비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모 씨는 "정부는 '한국이 이만큼 성장한 나라다'라고 보여주기 위해 아프간인들을 받아들였을 뿐 그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살피고 지원해 줄 것인지 대책은 없는 것 같다"면서 "정부가 데리고 살 것도 아니면서 생색은 다 낸다"고 꼬집었다. 결국 직접 부딪치며 살아가야 는 것은 국민들인데 정부가 국민들의 이해와 동의는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때문에 앞으로 국민들과 외국인들 사이의 갈등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 내 '한국인 무슬림'은 약 6만 명, 전국에 이슬람 사원은 16개, 작은 규모의 성원인 '무 쌀라'는 약 80여 개다. 외국인까지 합치면 26만 명 정도로 추산돼 대한민국 인구의 0.4%를 차지한다.

최근 아프간 특별기여자 입국 등 앞으로 이슬람 인구는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무작정 '다문화'와 '세계화'를 외칠 아니라 이들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지원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전 유성구 어은동 주민은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정착하는 것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불편함을 느끼는 건 결국 주민들과 외국인인데,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법률을 이해시키고, 주민들한테도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교육시키지 않는 이상 마찰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류연주 씨는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데 공공기관에서 주관하는 행사들도 도움이 됐다며 "코로나 사태 이전에 대전 시청 앞 공원에서 벼룩시장을 하는데무슬림 친구들이 참가해서 음식도 소개하고 판매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울라 이맘도 "지역주민과 서로의 이해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 더 많이 생긴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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