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와 협업한 영화 감독? 전고운&박세영 #KPOP #케이팝

BTS와 협업한 영화 감독? 전고운&박세영 #KPOP #케이팝

엘르 2021-09-15 00:00:01 신고

박세영이 입은 더블 수트 세트업과 셔츠, 슈츠는 모두 Louis Vuitton.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전고운이 입은 프린티드 블레이저와 블라우스, 그레이 스커트, 슈즈, 네크리스와 이어링은 모두 Louis Vuitton.


박세영이 입은 더블 수트 세트업과 셔츠, 슈츠는 모두 Louis Vuitton.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전고운이 입은 프린티드 블레이저와 블라우스, 그레이 스커트, 슈즈, 네크리스와 이어링은 모두 Louis Vuitton.


PROFILE
전고운 한국예술종학합교 영상원을 졸업한 후 장편영화 데뷔작 〈소공녀〉(2018)로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아이유 주연의 옴니버스영화 〈페르소나〉 2019)에 참여했다. 박세영 2019년 데뷔작 〈캐쉬백〉으로 제18회 미쟝센영화제 편집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은 〈호텔과 시청 사이에서〉. 일면식도 없던 두 사람은 평소 박세영 감독의 작품을 ‘덕질’하던 전고운의 전화 한 통으로 이번 작업에 참여하게 됐다.

〈LVMenFW21〉 패션 필름 촬영이 진행된 부천 아트벙커 B39 세트의 모습.


〈LVMenFW21〉 패션 필름 촬영이 진행된 부천 아트벙커 B39 세트의 모습.



20m 높이의 구조물에서 루이 비통 의상을 입고 선 K팝 아이콘 BTS.


20m 높이의 구조물에서 루이 비통 의상을 입고 선 K팝 아이콘 BTS.



전 세계가 주목하는 K팝 아티스트와 패션 하우스의 이미지를 몇 분가량의 짧은 필름에 녹여내는 작업은 두 사람에게도 큰 도전이었겠다
고운 누워 있다가 섭외 전화를 받았다. ‘루이 비통’과 ‘BTS’라는 두 글자에 벌떡 일어났다. 액셀레이터를 밟아야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웃음). 아이콘과 패션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매력적이고 층위 있게 보일 수 있을지가 가장 고민이었다. 압박감에 몸서리치기도 했는데 버질 아블로, BTS 그리고 연출 팀과 안무가, 음악 팀까지 각자의 감각으로 뭉치니 시공간적 제약 속에서도 대단한 퀄리티로 향해가고 있는 걸 목격했다.
세영 부천 아트벙커 B39에 구조물을 설치해 촬영했다. 중심이 되는 공간을 바탕으로 서사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닫힌 공간에서 서울과 K팝, 루이 비통까지 여러 메시지를 함축해 내는 작업이라 쉽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작업 과정은 어떻게 흘러갔나
고운 보통 영화는 사전작업 일정을 여유롭게 짜는 편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쓸 수 있는 시간과 기한이 분명했고, 매일 스태프와 회의를 거치며 고도의 집중력으로 1~2주 만에 기적적으로 내러티브가 완성됐다. 지어진 구조물을 볼 수 있는 시간도 짧게 주어졌지만, 상상 속에 그 공간을 조각조각 분산시켜 놓고 모두 아이디어를 던지고 얽는 과정이 어렵지만 재밌었다.
세영 메시지적인 고민도 많았다. 애드벌룬에 적힌 ‘Hope’는 버질 아블로가 던지는 메시지였다.
고운 결국 짧지만 굵은 메타포가 잘 함축돼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간 듯하다. 해석은 보는 분들에게 맡기겠다(웃음).
K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와의 작업은 어떤 경험과 영감을 줬나
고운 최신식의 자율주행 차를 탄 느낌이라 해도 괜찮을까(웃음)? 거대한 규모의 프로젝트였고 로케이션이나 카메라 앵글, 배치와 배열, 구도, 동선까지 현장에서 결정해야 하는 요소들이 많았다. 그 큰 공간을 미술이나 대사 같은 다른 요소 없이 모델과 의상만으로 채울 수 있을지 감독으로서 우려된 것도 사실이다. BTS와 루이 비통 각각의 개성과 시너지를 모두 담아내야 했으니까. 그런데 루이 비통 의상을 입은 BTS가 등장하는 순간, 걱정은 끝났다. 진심으로 압도당했다. 여백을 채우는 존재감의 힘이었다.
BTS 멤버들은 필름의 시작과 끝까지 서로 시선을 주고받는다. 전개 방식으로 ‘시선 교환’을 택한 건 어떤 이유에서였을지
고운 상징적인 거대 공간과 인물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었다. 자크 타티의 영화 〈플레이 타임〉(1967)은 한 인물이 거대 도시를 돌아다니며 인더스트리얼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이번 필름과는 전혀 다른 톤이지만 공간과 인물, 인물과 인물, 인물과 패션이 교감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식이라 택했다. 특히 BTS 멤버들이 시선을 교류하는 순서에 관해 굉장히 고민했는데, 주변 ‘아미 학자’들에게 통찰력을 얻어 최종 순서를 결정했다.
세영 우리 스태프 중에도 ‘아미’가 꽤 많다. 온종일 유튜브를 챙겨보고 멤버 개인의 개성을 파악했다. 걷거나 가만히 서서 고개를 돌리는 사소한 디테일마저 정말 훌륭하게 소화해 주었다. 정확히 전달할 시간적 여유도 없는 작업이었는데, 전하려는 메시지를 단번에 캐치했다.
고운 특히 ‘제이홉님’이 인상적이었다. 홀딱 반했다.
연출자 입장에서 느낀 패션 필름 작업과 영화 작업의 가장 큰 차이는
고운 연출자마다 다르겠지만 영화 작업은 사회적·개인적 화두가 중요하고 그걸 어떻게 이미지로 전개하고 표현해 나갈지 고민한다. 이번 작업은 역방향으로 진행됐다. 이야기보다 순간의 이미지나 강렬함을 먼저 드러내는 작업인 것이다. 또 영화는 구조를 짜놓고 캐스팅하고 투자를 모은다면, 이번 작업은 짜여진 판에 들어가 노는 것 같았다. 거대 시스템 아래에서 요소요소를 조각처럼 맞추는 과정이 마치 밴드 합주처럼 느껴졌다. ‘이게 곡이 되네?’ 싶었다.
패션 필름은 카운트다운을 거쳐 유튜브로 전 세계 동시 생중계됐다. 반응을 실감했나
세영 티저가 공개된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본편 색보정을 위해 작업실에 있을 때였다. 옆에서 전고운 감독이 여섯 시간 내내 스마트폰을 새로 고침하며 반응을 살피더라.
고운 촬영감독님이나 저나 인생 최고의 ‘관객 수’라며(웃음). 실시간으로 집계 가능한, 500만 관객이 넘는 영화를 찍는 건 꽤 어려운 일이지 않나. 파급력을 실감했다. 상을 받거나 제 영화가 개봉할 때도 별 말 없으시던 시어머니가 ‘루이 비통을 찍었더구나!’라고 문자를 보내주셨거든.
세영 주변 K팝 마니아들은 “BTS와 찍었다고?” 하고.
두 분은 평소 누군가의 ‘덕후’였나. ‘숨어 듣는 명곡’이 있을지
세영 4인조 록 밴드 유기농맥주 같은 인디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다. 아이돌 음악은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설렘으로 접근하게 됐다.
고운 유튜브 채널 ‘딩고’의 콘텐츠를 자주 본다. 〈쇼미더머니〉나 〈고등래퍼〉의 완전 팬이기도 하고. 특히 아이유와 배우로서 넷플릭스 단편 〈페르소나〉라는 작업을 함께한 적 있는데, BTS와 아이유라는 K팝 양대 산맥을 마주한 기분이어서 정말 영광스럽다. 스트레스받을 땐 블랙핑크의 노래로 해소하는 편이고,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다 알게 된 슈가의 ’대취타’는…. 뮤직비디오까지 완벽하다.
K팝뿐 아니라 한국영화도 ‘K컬처’라는 이름 아래 동반 성장 중이다. 산업적으로 이들이 함께 낼 수 있는 시너지는
고운 개인적으로 할리우드영화가 부러운 점은 팝이 일종의 유머나 감정 소구 요소로 쓰인다는 거다. 〈크루엘라〉처럼 복고 음악들이 신의 특성에 맞춰 등장하면 그 노래의 정서를 공유하는 관객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니까. 국내영화에서는 한국가요의 요소들을 잘 쓰지 않는 편이고, 잘 쓰인 영화도 해외로 뻗어 나갔을 때 의도한 부분의 재미는 관객에게 반감될 수도 있다. 영화는 음악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상호작용할 지점을 분명히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어느덧 거대한 현상이 된 K팝의 흐름을 보며 창작자 관점에서 드는 생각은
세영 좋은 기회에 현장에 투입돼 봤고, 좀 더 열린 관점으로 콘텐츠를 바라보게 됐다.
고운 개인적으로 안타까움도 있다. K팝 아티스트 대부분 어린 나이에 혹독한 훈련을 통과하며 사생활과 이미지를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지속적으로 평가받고 화두가 돼야 하니까. 그것도 전 세계적으로. 귀한 재능들이 빠르게 소모되지 않길 바란다.


에디터 이마루/전혜진 사진 윤송이/장한빛 디자인 민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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