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 제거하러 왔다가 시구 한 해충업체 직원, 이게 바로 '메이저리그의 낭만'이다!

입력
2024.05.01 14:30
(해충업체 직원 맷 힐튼이 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즉석' 시구를 하고 있다)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그저 내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메이저리그 시구의 영광을 얻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

메이저리그 야구장에 나타난 벌떼를 제거하기 위해 출동한 해충업체 직원에게 예정에 없던 즉석 시구의 기회가 주어져 화제다.

애리조나와 LA 다저스의 경기가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던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 경기 시간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홈플레이트 뒤쪽에 있는 안전그물망 위쪽에 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금세 피자 한 판 크기의 커다란 벌집이 형성됐다.(체이스 필드 홈플레이트 안전그물망 위쪽에 몰려든 벌떼 모습)

애리조나 구단은 벌떼를 발견하고 바로 안전조치에 들어갔다. 홈플레이트 인근에 있던 관중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한편, 현지 시간으로 저녁 6시 45분에 시작하는 경기는 일단 연기했다.

그러는 사이 피닉스 인근에 있는 해충업체 직원이 현장에 출동했다.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추고 있는 B해충업체의 피닉스 지점 매니저인 맷 힐튼은 고가 사다리를 타고 벌들이 떼를 형성한 곳에 조심스럽게 접근한 뒤 해충퇴치전문 장비를 이용해 벌떼를 빨아 들이기 시작했다.

잠시 후 벌떼가 안전하게 제거되자 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보던 팬들은 힐튼에게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해충업체 직원 맷 힐튼이 고가사다리를 타고 벌떼 제거 작업에 나섰다)(방역복을 입고 시구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맷 힐튼(왼쪽))(시구를 위해 마운드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맷 힐튼)

이날 경기는 갑작스런 벌떼의 출현으로 인해 예정 시간보다 약 2시간 늦게 시작됐다. 그리고 팬들의 갈채를 들은 애리조나 구단은 힐튼에게 즉석으로 이날 경기의 시구를 부탁했다. 힐튼은 시구가 끝난 뒤 가진 언론과의 만남에서 "그저 내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메이저리그 시구의 영광을 얻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뜻하지 않은 벌떼의 등장으로 경기시간이 2시간이나 지연됐지만 그 누구도 불평 불만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기다리는 시간 조차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벌떼를 제거한 힐튼에게 메이저리그 '시구'라는 잊지 못할 추억을 함께 선물로 선사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이들은 '벌떼와 해충업체 직원의 즉석 시구'라는 추억을 덤으로 안고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메이저리그 '낭만'이다.

사진=애리조나 구단 홍보팀 제공<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엔터테인먼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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