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 보완" 이 악문 ERA 12.60 고우석…'더블A행 수모' 스스로 극복할까

입력
2024.04.03 12:10
 고우석의 복귀 시점은 고우석 스스로에게 달렸다는 평가다 ⓒ연합뉴스 샌디에이고는 20일 LA 다저스와 서울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26인의 개막 로스터를 발표했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13명의 투수 엔트리를 발표했는데 고우석이 이 명단에 들어가지 못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고우석(26,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예상대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한다. 트리플A도 아닌 더블A 소속이라 자존심이 상할 법하다.

고우석은 3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 개막 로스터 28인 안에 이름을 올렸다. 고우석은 2일까지 트리플A 엘패소 치와와스 소속이었는데, 이날 더블A 엔트리로 옮겨졌다. 더블A는 오는 6일 개막한다.

고우석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깜짝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LG 트윈스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통합 우승 차지한 기쁨을 마음껏 누릴 새도 없이 마무리투수 고우석의 유출을 계산해야 했다. 고우석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2017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7시즌 통산 354경기, 19승, 139세이브, 6홀드, 268⅓이닝,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자유자재로 뿌리며 LG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었다.

LG는 고심 끝에 고우석의 도전을 응원하기로 했다. 고우석은 포스팅시스템으로 샌디에이고와 2+1년, 옵션 포함 최고 940만 달러(약 126억원)를 받을 수 있는 계약에 합의했다. 샌디에이고는 일본 대표 마무리투수 마쓰이 유키 4년 2800만 달러(약 377억원)를 이미 영입한 상태였지만, 기존 마무리투수 조쉬 헤이더(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이탈한 공백을 채울 투수들의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고우석은 지난달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개막 2연전에 맞춰 함께 한국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 가능성이 있으니 굳이 함께 한국을 방문하는 게 아니겠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범경기 성적이 희망적이지 못했다. 고우석은 6경기에서 2패, 1홀드, 5이닝, 평균자책점 12.60에 그치며 걱정을 샀다. 피안타율이 0.393에 이르렀고, WHIP(이닝당 출루 허용수)도 2.80으로 매우 높았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바로 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할 만한 성적이었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20일 다저스와 서울시리즈 첫 경기를 앞두고 고우석에게 메이저리그 로스터 탈락을 통보했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당시 "고우석에게 어려운 시간이 됐을 것이다. 투수진을 꾸리는 과정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불펜에서 투구하는 것을 보면서 결정을 내렸다.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할 것 같다. 아직은 빌드업이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래도 개막 하고 나면 팀에 도움이 될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고우석은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연합뉴스 김하성(왼쪽)과 고우석이 나란히 앉아 다저스전을 지켜보고 있다.

이어 "계속 열심히 노력하라고 전했다. 루벤 니에블라 투수코치, AJ 프렐러 단장과 대화하면서 고우석에 대해 캠프에서부터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다. 지금까지 잘 해왔고 개선할 점은 있다. 최선의 컨디션을 찾는다면 다시 경기장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우석은 냉정한 현실을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감독님이 잘 준비해라 이런 이야기를 했다. 예상을 못하고 도전한 것도 아니고, 아쉽기는 하지만 다시 잘 준비해서 올라와서 잘해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도 그의 얼굴에서 아쉬운 감정을 모두 숨길 수는 없었다.

고우석은 2025년 시즌에는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이 포함돼 있지만, 올 시즌에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계약을 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26인 로스터에는 들지 못했지만, 40인 로스터에는 포함된 것이다. 40인 로스터에 든 선수는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더라도 언제든 자유롭게 메이저리그로 콜업될 수 있다. 더블A에서 굳이 트리플A를 거치지 않고, 샌디에이고가 불펜 수혈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고우석을 바로 불러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더블A에서 현재 40인 로스터에 든 선수는 고우석이 유일하기도 하다.

고우석은 일단 더블A에서 시즌을 맞이하면서 차근차근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급히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면서 시즌 준비를 완벽히 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 고우석은 빅리그에 콜업될 때까지 보완할 점을 묻자 "모든 것"이라고 답하면서 이를 악물었다.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한 고우석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구위를 정상화시키는 단계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데뷔의 부푼 꿈을 안고 서울에 왔으나 정작 들은 소식은 마이너리그 강등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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