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클린스만호가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최종 모의고사를 끝냈다. '중동의 강호' 이라크를 맞아 1-0 승리를 거뒀다. A매치 6연승과 함께 아시안컵 본선에서 만날 수 있는 이라크를 꺾어 의미를 더한다. 전체적인 경기력은 다소 아쉬웠지만,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활력을 불어넣은 유럽파 '판타스틱5'의 존재감은 환하게 빛났다.

한국은 6일(이하 한국 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뉴욕 유니버시티 아부다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전반전 막판 이재성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주축 유럽파를 빼고 경기를 시작해 전반전 몇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이재성의 한방으로 리드를 잡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가장 눈에 띈 부분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출전한 '유럽파 판타스틱5'의 활약이다.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조규성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경기를 지배했다. 클린스만호는 11명 가운데 5명을 바꿨고, 전반전과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기본 전형에 변화를 주고 전술 역시 다양하게 구사하며 이라크를 압박했다.

김민재가 수비 중심축을 잡으면서 수비라인을 높게 올릴 수 있었다. 수비에서 중원으로 전환하는 패스와 플레이 속도를 높여 이라크 공격수들의 힘을 뺐다. 그리고 황희찬과 이강인을 측면에 배치해 날개 공격의 짜임새를 높였다. 아울러 손흥민을 프리롤, 조규성을 최전방에 배치하며 마무리 공격에 힘을 붙였다. 전반전보다 전형 자체를 위로 올리고, 공격에서 속도 가감조절을 적절히 하면서 이라크 골문을 위협했다. 비록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으나 주도권을 확실히 쥐고 리드를 지켜나갔다.

힘과 스피드, 기술에서 모두 이라크 선수들을 압도했다. 이미 월드클래스로 자리매김한 손흥민뿐만 아니라 김민재의 수비 장악력과 조규성의 원톱 존재감과 마무리도 좋았다. 다재다능한 옵션인 황희찬과 이강인도 여유 있게 상대 측면을 흔들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유럽파 판타스틱5'는 시즌 진행 중에 대표팀에 합류했으나 체력적인 문제를 거의 보이지 않아 아시안컵 본선에서 맹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강인의 경고누적 퇴장은 옥에 티로 남았다. 측면에서 화려한 드리블과 개인기를 발휘한 이강인은 상대와 거칠게 부딪치며 퇴장 명령을 받았다. 아시안컵 본선에서 만날 전력 열세의 상대가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고, 중동 텃세 판정까지 고려하면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보면 된다. 불필요하게 감정적인 반응을 드러내거나 거칠게 맞대응을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손흥민·김민재·황희찬·이강인·조규성(위 왼쪽부터), 6일 이라크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는 이재성(중간 10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