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김소현'] 슬럼프→2연타…"소리 지를 뻔했어요"

[내가 본 '김소현'] 슬럼프→2연타…"소리 지를 뻔했어요"

더팩트 2019-12-06 05:00:00 신고

배우 김소현은 2019년 '좋아하면 울리는'과 '녹두전'에 출연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E&T Story 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차기작 '좋알람2'라 다행"

[더팩트|문수연 기자] "이렇게 금방 뵐 줄은 몰랐는데…." 정확히 3개월 만에 다시 만난 김소현은 어딘가 달라져 있었다. 웃음도 많아졌고 능청스럽게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9월의 김소현에게서는 데뷔 12년 차 배우의 성숙함이 느껴졌지만, 12월의 김소현에게서는 21살의 풋풋함이 느껴졌다.

그를 달라지게 만든 건 KBS2 월화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극본 임예진, 연출 김동휘, 이하 '녹두전')이었다. 이번 작품을 찍으며 "처음 보는 모습"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김소현은 "왜 그런가 생각을 해봤는데 제가 작품, 캐릭터를 많이 따라가는 것 같다. 배우, 스태프들 텐션(tension)이 높았는데 덩달아 저도 같이 올라갔다. 새로운 모습으로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웃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김소현을 만났다. 촬영 기간 6개월 동안 동동주로 살 수 있어 행복했다는 그는 아직도 '녹두전'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동주와 동일시돼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지금도 OST 들으면 슬프다"는 그는 "아직도 60%는 동주가 남아있는 것 같다"며 추억을 회상했다.

김소현의 기억은 캐스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는 원작 웹툰 팬이었지만 '사극 여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극을 많이 해왔기에 출연을 망설였다. 하지만 그런 그의 마음을 바꾼 건 김동휘 감독이었다. 김소현은 "감독님이 2년간 준비한 작품이었고 애착이 컸다. 감독님,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눠 보니 동주 캐릭터가 사랑에 휘둘리거나 민폐 캐릭터가 아니게 그려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사극을 안 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소현은 '녹두전'에서 연기 변신에 성공해 호평을 받았다. /(유)조선로코녹두전문화산업전문회사, 프로덕션H, 몬스터유니온 제공

김소현의 선택은 옳았다. 밝고 당당한 캐릭터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고, 장동윤과 풋풋한 러브 라인을 그려내며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김소현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두 사람의 로맨스가 이렇게 돋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실제 호흡 덕분이 아닐까 싶었다.

장동윤 이야기를 꺼내자 "주책맞은 아줌마"라며 웃음을 터뜨린 김소현은 "메이킹에 나온 모습처럼 지냈다. 오빠는 말이 엄청 많다. 뽀뽀 신 찍을 때도 '어우 너무 부끄럽다'라고 해서 오히려 제가 더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웃음) 그런데 그런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진짜 녹두 같았다. 실제 녹두랑 비슷하기도 하고 오빠도 녹두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커서 연기할 때 이입하기 편했다. 이번 작품은 역대급으로 상대 배우랑 장난을 많이 치면서 찍은 작품이다"라고 전했다.

장동윤은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동생이지만 선배인 김소현을 두고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전해 들은 김소현은 "'짬 바이브'라고 했다면서요?"라고 웃으며 "제가 연기 경력이 좀 됐다 보니 감독님, 스태프분들이 '동주만 믿는다'고 하셨는데 그래서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제가 이제 막 성인이 됐고 어리긴 하지만 남들보다 경력이 있다 보니 도움을 주고 싶었다. 항상 상대 배우에게 물어보고 감정도 맞춰주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그런 게 느껴졌던 것 같다"고 부끄러워했다.

김소현은 21살의 어린 나이지만 벌써 데뷔 13년 차가 됐다. /E&T Story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제는 익숙한 듯 말했지만 아직 21살인 김소현에게는 이러한 말들이 부담될 법도 했다. 김소현은 "맞아요. 저도 아직 어린데"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저 믿지 말라고, 그런 말 하시지 말라고 말했다. 그런데 부담을 안 느끼려고 하면 안 느껴지더라. 믿어주시는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 인정하니까 편하더라"라고 달관한 듯 말했다.

그래도 자신도 모르게 쌓이는 스트레스는 당연히 있을 터였다. 촬영 스케줄이 빌 때마다 혼자 영화관에 가 영화를 보며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김소현은 "스무 살 때 세운 목표가 '혼영'(혼자 영화 보기)이었는데 드디어 올해 이뤘다. 해보니까 너무 좋더라. 하루에 세 편씩 보고 그랬다"고 밝혔다.

알아보는 사람들은 없었는지 묻자 "표 끊고 들어갈 때는 한 번씩 알아보더라. 그런데 혼자 영화 보러 가는 거니까 알아보셔도 상관없다. 평소에 후줄근하게 다닌다"며 웃었다. 사실 김소현이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진 건 오래되지 않았다. 혹여나 놀러 다니는 것처럼 보이진 않을까 혼자 나가는 게 걱정됐다는 그는 "한 번 사는 인생이니까 이제 해보고 싶은 걸 하려고 한다"며 과감한 모습을 보였다.

김소현은 '녹두전' 차기작으로 내년 상반기 '좋아하면 울리는2'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E&T Story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소현은 넷플릭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에 이어 '녹두전'까지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2019년을 보냈다. 이 말을 듣자마자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그래서 너무 감사해요. 소리 지를 뻔 했어요"라고 말문을 연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걱정 많이 했어요. 전 작품에서 아쉬움이 많기도 했고, 슬럼프를 겪다 보니까 제 팬분들도 많이 우려했거든요. 그래서 '이번 작품은 어떻게 보일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행복하게 찍었고, 결과도 잘 나온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2연타 흥행에 차기작이 부담될 법도 했지만 그는 "다행히 차기작이 '좋아하면 울리는2'라 심신이 안정된다. 내년에 '좋아하면 울리는2'를 집중을 해서 찍고 그 후는 그때 가서 고민해야겠다"며 밝게 웃었다.

김소현은 체코 가족 여행에서 재충전을 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E&T Story 엔터테인먼트 제공

내년 촬영이 시작되기 전, 그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체코로 가족 여행을 떠나 재충전을 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체코로 여행지를 정한 이유를 묻자 "더운 나라로 갈까도 했었는데 저는 더 타면 안 된다. (웃음) 어머니도 유럽에 가고 싶어 하셔서 체코로 가게 됐다. 또 제가 연말 느낌을 좋아하는데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고 해서 더운 나라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열심히 여행 계획을 짜고 있다는 그에게 "연말 시상식에는 참석 못 하는 거냐"고 묻자 놀란 눈으로 "시상식 가야죠"라며 "시상식 전에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상 욕심이 있는지 묻는 말에 '녹두전' 팀에 대한 애정을 보인 그는 "장동윤과 베스트 커플상을 받고 싶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앵두(박다연 분)가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촬영이 끝날 무렵 앵두가 오더니 '연기대상 후보에 올랐어요. 그날 가서 봐요'라고 하더라. 앵두가 처음 시상식에 가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상을 받으면 정말 좋아할 것 같다. 제가 받지 않더라도 앵두가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며 후배를 향한 따뜻한 마음을 보였다.

김소현은 '12년 차 베테랑'의 모습도 '21살의 풋풋함'도 모두 가진 배우였다. 두 번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도 그의 매력을 모두 알 수 없었다. 늘 고민하고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며 노력하는 모습. 아역부터 성인 배우가 돼서까지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재충전을 마치고 돌아올 김소현. 그가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 기대된다.

munsuyeon@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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