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1억 넘는 신용대출 못 받는다는데…

올 연말 1억 넘는 신용대출 못 받는다는데…

금강일보 2020-12-14 19:01:00 신고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정부와 은행의 대출 조절이 본격화된 가운데 연말 은행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생활금 대출 등 삶에 필요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제 2금융권과 불법 사채 시장으로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달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연봉 8000만 원이 넘는 고소득자의 경우 1억 원이 넘는 신용대출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이하 규제를 적용하는 방침을 밝힌데 따라 KB국민은행은 연말까지 1억 원이 넘는 가계 신용대출을 사실상 중단한다. 새로 신청하거나 증액을 요청한 신용대출이 기존 신용대출과 더해 1억 원을 넘으면 대출 승인이 안 된다. 국민은행은 이미 대출상담사를 통한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모집을 연말까지 중단한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를 일제히 2억 원으로 낮췄다. 기존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는 각 특정 직군별 상품에 따라 2억 5000만 원∼3억 원이었다. NH농협은행 역시 이달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올원직장인대출 한도를 1억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줄이고 우량 등급 우대금리는 없앴다. 은행권은 지난 10월부터 신용대출 금리를 높이고 한도를 줄이는 방식을 써왔지만 대출 수요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사실상 모든 추가 수단을 끌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의 한 시중은행 지점 관계자는 “최근 전체적인 신용 대출 증가세가 미미하게나마 주춤하고 있다. 은행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선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불만을 피력한다. 정부가 주식과 부동산 투자로 흘러가는 대출 자금을 막겠다는 의도로 대출 조이기에 나선 것인데 정작 생활금 등의 긴급 자금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대출길도 막혀버렸다는 게 가장 큰 부작용이라는 거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윤 모(35) 씨는 “최근 대출을 신청하러 은행에 가니 창구 직원으로부터 요즘은 대부분의 대출 상품을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심사도 좀 더 까다로워서 대출금을 수령받기 어려울 거라는 말을 들었다. 투자 활동을 위해 고액의 대출을 받는 것도 아닌데 난색을 표하더라”고 갸우뚱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쏠리거나 더 나아가 불법 사채에까지 손을 대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전 서구의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대출길이 막히니 저축은행의 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아직 2금융권까지는 규제가 미치지 못 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연말까지는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 같다”면서 “전염병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신용도가 떨어진 사람이 많을텐데 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못 받을 경우 결국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섞어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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