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지난 2009년 회사 경영 사정이 어려워지자 부도가 날 것을 우려해 이혼했다. 이후 A씨는 2012년 회사가 부도가 나자 B씨와 자녀들에게 금전을 요구하고 여러 민사 소송을 냈다. 자녀들에게 증여했던 땅의 토지 수용금을 일부 달라고 요구했으나 모두 거부당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초 B씨를 상대로 명의신탁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B씨가 A씨에게 2억원 가량을 지급하라’는 조정 결정을 받았지만 B씨는 "과거 빌려 준 2억원 이상의 채권으로 상계하겠다"면서 A씨의 연락을 거부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가 B씨를 살해하기 앞서 수시간동안 기다리며 B씨를 사진으로 촬영해 본인이 맞나 확인했고 B씨가 대화를 거부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렀다"며 "B씨는 43년간이나 자녀들을 함께 키우던 A씨의 공격을 받아 참혹한 고통 속에서 고귀한 생명을 빼앗겼고 이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회복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출동한 후 A씨가 흉기를 길가 수풀에 버린 행위로 봤을 때 범행 전과 후의 정황이 매우 좋지 않다"라며 "자녀들은 자신의 아버지가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평생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었고 일부는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A씨가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했으나 버림받았다는 절망감에 이런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참작했다"라며 양형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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