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의 키워드로 파헤친 아이오닉 6 디자인

10개의 키워드로 파헤친 아이오닉 6 디자인

에스콰이어 2022-09-03 17:00:00 신고


몇 년 전, 현대자동차는 스스로의 미래를 예언했다. 고전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날렵한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2020년 3월에 처음 선보인 프로페시 콘셉트 카가 그 시작이었다. 모든 전조가 그렇듯, 해석의 여지는 분분했다. 콘셉트 카는 말 그대로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일 뿐 양산차와는 거리가 멀다. 아이오닉 6는 다르다. 부산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아이오닉 6는 양산 모델인데도 불구하고 프로페시와 같이 복고적이면서도 미래적인 디자인을 한껏 품고 있다.
아아오닉 6는 아이오닉 5의 뒤를 잇는 모델로 기아 EV6나 제네시스 GV60과 마찬가지로 현대자동차의 E-GMP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본으로 한다. 디자이너들은 동일한 뼈대 위에 아이오닉 6만의 독특한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1930년대 유선형 차량의 디자인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요즘 차들로 설명하면 포르쉐와 테슬라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앞모습에서는 포르쉐 타이칸과 테슬라 모델 3의 흔적이 보이고, 뒤 스포일러는 포르쉐 911에 경의를 표하 듯 한껏 솟아오른 모양새다.
디자인 책임자인 이상엽 부사장은 브랜드 개성과 최신 기술을 융합하는 것에 대한 부담에 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참고로 그는 쉐보레 카마로와 콜벳, 벤틀리 컨티넨탈 GT와 같은 아름다운 차를 여럿 디자인한 인물로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있는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Art Center College of Design)에서 교육을 받은 뒤 15개의 브랜드와 8개국을 거쳐 2016년에 현대와 제네시스 디자인 책임자로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
미국에선 안전 법규상 디지털 사이드 미러를 사용할 수 없다. 물론, 일반적인 사이드 미러로 교체 가능하다. 헤드라이트와 테일라이트는 LED를 쓴다. 그리고 앞 범퍼에는 여섯 개의 전구를 이용해 배터리 충전 수준을 표시했다.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대중 브랜드인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접근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에 관한 것이었다. 이 부사장은 “현대가 차들을 대하는 관점이 체스 말과 같다”며 “킹, 퀸, 비숍, 나이트는 모두 다른 모습이고 움직이는 방식도 다르지만 한 팀으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많은 완성차 업체가 디자인 방향을 잡고 나서 크기만 다른 러시아 인형처럼 비슷한 생김새의 차를 찍어내는 것과 달리 현대는 소비자의 삶을 바라본다는 말도 덧붙였다.
제네시스는 이야기가 다르다. “제네시스가 존재하지 않아도 이 세상은 잘 돌아갈 겁니다. 세상에는 대안으로 삼을 만한 프리미엄 브랜드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저흰 소비자가 멋진 차를 원할 때 고려하는 리스트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싸우고 있습니다. 실패하더라도 계속 시도해야만 하죠.” 이 부사장의 말이다. 제네시스의 헤리티지가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뒤집어 말하면 과거로부터 자유롭고 유연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네시스의 지향점은 경쟁 브랜드와 달리 대담하고 진보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요소를 잃지 않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GV60의 회전식 크리스털 스피어 기어 레버는 다른 차에선 볼 수 없었던 디자인으로 주행 중에는 기어를 조절하는 장치이지만 시동이 꺼지면 무드등처럼 바뀌어 운전자가 차와 교감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장치이다. 형제 차인 GV70 역시 인테리어의 마감이나 센터페시아 구성을 미니멀하게 표현해 ‘여백의 미’라는 한국적 아름다움을 구현했다.
이전의 아이오닉 5가 포니를 모티브로 복고적인 느낌이 강했다면 아이오닉 6는 철저하게 현대적이며 미래적이다. 실내는 군더더기 없다. 주름진 모서리나 크롬 또는 크롬인 척하는 플라스틱 장식을 전부 제거했다. 누군가에겐 심심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깔끔한 인테리어 구성이다.

아이오닉 6의 디자인을 이해하는 10가지 요소

부드러운 심리스 도어 패널과 은은한 분위기의 조명이 아이오닉 6 인테리어의 멋이다. 그들은 불필요한 디자인 요소를 덜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을 것이다. 곡선과 직선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부드러운 심리스 도어 패널과 은은한 분위기의 조명이 아이오닉 6 인테리어의 멋이다. 그들은 불필요한 디자인 요소를 덜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을 것이다. 곡선과 직선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1 픽셀화
픽셀은 아이오닉의 핵심 디자인 요소다. 앞부분, 스티어링 휠, 후방 라이트 바, 리어 스포일러 트렁크 리드에서 볼 수 있다.
2 그릴 없애기
"그릴의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자동차 디자인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조명을 더 크게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죠." 이상엽 부사장의 말이다.
3 차체 높이기
아이오닉 6는 프로페시 콘셉트 카보다 차체가 살짝 더 높다. 배터리 넣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타협이다.
4 투 톤 처리
차체 아랫부분의 짙은 영역이 시선을 끈다. 프로페시 콘셉트 카보다 차체가 높아졌지만 날렵한 디자인을 포기할 수 없었던 디자이너들의 고심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5 대담한 곡선
이 부사장은 "형태를 단순하게 유지하는 것이 차를 젊어 보이도록 만드는 방법이죠"라고 말했다.
6 안락함 더하기
뒷좌석 탑승자들은 아이오닉 6의 넉넉한 길이가 주는 혜택을 누린다. 성인 남성도 넉넉한 수준의 무릎 공간이다. 마치 거실 소파 같다.
7 강렬한 스포일러
아이오닉 6의 공기저항 계수가 0.21d밖에 되지 않도록 하는 일등 공신이다. 스타일적으로 근사한 건 덤이다.
8 와이드 스크린
일체형 디스플레이로 장식했지만 테슬라처럼 모든 버튼을 그 안에 넣은 건 아니다.
9 로고 없애기
운전대에 다른 것을 넣어 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이 부사장이 아니라 현대자동차 회장의 의견이었다. 디자이너들은 배터리 잔량을 표시하는 게이지를 로고 대신 넣었다.
10 안전성 확보
인테리어를 구상할 때 이 부사장과 디자인 팀은 새로운 기술의 유용함과 주행 중 조작 안정성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모든 버튼을 없애고 음성인식 조작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고 전해진다.

"저는 옛것과 새것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측면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식을 좋아합니다."

이상엽, 현대자동차 부사장

2020 VISION
잘 만들어진 콘셉트 카를 보면 3년 후 소비자들의 차고 앞에 놓일 차의 모습을 가늠할 수 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2020년에 등장했던 현대 프로페시 콘셉트 카를 보면 아이오닉 6의 부드럽게 흐르는 듯한 실루엣과 점점이 박힌 LED 조명이 똑 닮았다. 조이스틱으로 만들어졌던 운전대가 양산차에 적용되지 않은 건 천만 다행이다. 우린 여전히 동그란 구식 운전대를 사랑한다. 아무리 멋진 디자인의 차라도 목숨을 걸고 타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 말이다.


WRITER MATTHEW ASKARI TRANSLATOR 류청희 ART DESIGN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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