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빠진' 홍콩 도심…경찰, 이공대 시위대 400명 체포

'공포에 빠진' 홍콩 도심…경찰, 이공대 시위대 400명 체포

이데일리 2019-11-19 10:21:20 신고

홍콩 경찰이 18일 홍콩 이공대를 향해 행진하는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있다. 사진= 반응하고 있다.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홍콩 경찰이 시위대의 ‘최후의 보루’인 홍콩 이공대에서 이틀째 진압작전을 이어가며 도심이 공포에 빠졌다. 홍콩 경찰은 ‘인도주의 위기’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음향대포를 동원하는 등 진압을 강행해 400여명을 체포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이공대 교정에서 시위대를 진압하려는 경찰들과 바리케이트를 치고 대응하는 시위대 간 대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전날(18일) 이른 아침부터 수백 명 시위대의 격렬한 저항을 뚫고 이공대 교정에 진입해 시위 진압 작전을 펼쳤다.

이공대 교정 곳곳에서는 불길이 치솟고 폭발음이 터졌다. 일부 시위대는 이공대 밖으로 탈출을 시도했지만 경찰이 교정을 전면 봉쇄하면서 대부분 실패하고 교정 안으로 되돌아갔다.

지난주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던 홍콩 중문대를 비롯해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시위대가 철수한 상태다. 이에 홍콩 시위대 입장에서 이공대는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다.

경찰은 최루탄과 함께 물대포를 동원해 파란색의 거센 물줄기를 쏘며 이공대 교정에 진입을 시도했고, ‘음향 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LARD)도 처음으로 사용했다. 지난 2009년 미국 피츠버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시위 진압 때 처음 등장한 음향 대포는 고막이 찢어질 듯한 아픔과 함께 구토, 어지러움 등을 준다고 한다.

이날 오전 이공대 텅진광 총장은 학생들에게 교정 밖으로 나올 것을 호소했지만, 막상 이들이 밖으로 나오자 경찰은 시위대를 체포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인가된 기자들을 제외한 이들은 교정 밖을 벗어나는 즉시 체포되고 있으며 경찰은 위장 가능성이 있다며 응급 구조요원이나 언론인 조끼를 입은 사람 51명도 체포했다. 부상자 약 40명은 치료를 받기 위해 교정을 떠나는 것이 허용했다. 그러나 이들도 추후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공대 학생회는 “교내에 600∼700명 정도가 있다”며 “최소한 3명이 최루탄 등에 눈을 다치고, 40여 명이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심각한 저체온증에 시달리는 등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18일 저녁까지 체포된 시위대가 400명을 넘는다고 밝혔다. 이공대 교정을 탈출하려는 시위대를 포함해 인근 침사추이 지역에서 지지 시위를 벌이던 시민 등도 함께 체포했다. 일부 시위대는 학교 건물 옆 육교 등으로 내려와 대기하고 있던 오토바이를 타고 탈출에 성공했다.

경찰은 야당 의원들과 요셉 하 홍콩 천주교 보좌주교가 직접 학생들을 데리고 나오겠다는 제안을 거절했다. 시위대의 학부모들은 전날 인근 침사추이에서 경찰 지휘부와 면담과 함께 이공대 안에 있는 자녀를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홍콩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국제사회를 향해 시위대가 처한 ‘인도주의 위기’를 강조하면서 “우리의 미래 세대인 시위대가 유혈 사태 끝에 진압되는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침사추이, 몽콕, 야우마테이 등 이공대 인근 지역에서는 시위대를 지지하는 수천 명의 시민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이공대 내 시위대에 전달할 물, 수건, 마스크 등을 모으기도 했다.

경찰은 이공대 내에서 폭력 행위를 하는 시위대에게 폭동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현재 이공대를 포위하고 있는 경찰 병력은 2000여 명에 달한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이공대 시위 현장은 지난주 퇴임한 스티븐 로 경찰청장의 후임 ‘강경파’ 크리스 탕 경찰청장이 직접 나와 진두지휘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전날 새벽 이공대 인근 침사추이 지역에서 시위대를 향해 실탄 3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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