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튀르키예 무대에서 반등을 노리는 황의조가 시즌 최종전에서 골맛을 봤다.
25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알란야 바체셰히르 오쿨라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튀르키예 수페르리그 최종전 안탈리아스포르와 경기에 선발 출전해 선제골이자 튀르키예 무대 데뷔골을 넣었다.
황의조의 골은 전반 3분 만에 나왔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한 에두아르도가 문전으로 건넨 공을 황의조가 달려들어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황의조는 이날 득점으로 알란야스포르에서 이번 시즌을 8경기 1골로 마무리했다. 8경기중 2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황의조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알란야스포르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식에서 하산 차부쇼을루 알란야스포츠 회장은 "황의조가 우리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 스카우터가 황의조를 뒤쫓았다. 2년 전에 황의조 이적을 추진했지만 너무 많은 돈이 들었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행운을 빈다"고 기뻐했다.
황의조는 "회장님을 시작으로 나에게 관심을 가져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내가 온 첫 날부터 모든 사람이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 줬다. 경기장에서든 훈련장에서든 어디서든 최선을 다하고 팀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루빨리 팀에 합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선 김민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21-22시즌 중국 베이징궈안을 떠나 페네르바체에 입단한 김민재는 유럽 진출 첫해부터 페네르바체에서 튀르키예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한 뒤 2022-23시즌 세리에A 나폴리를 거쳐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에 입성했다. 2023 발롱도르 순위에서 중앙 수비수 중 가장 높은 22위에 선정되며 튀르키예 리그가 배출한 자랑으로 꼽힌다.
대표팀 동료였던 김민재로부터 튀르키예 리그에 대한 조언을 들었는가라는 질문에 황의조는 "최근은 아니지만 이전에 대화를 나눴다. (김민재는) 튀르키예 리그는 매우 어렵고 경쟁이 치열하고 좋은 리그라고 말했다"며 "이 리그에서 경쟁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했다.
황의조는 이번 계약으로 유럽 진출 이후 프랑스, 그리스, 영국에 이어 튀르키예 리그까지 밟게 됐다.
국가대표 공격수를 지냈던 황의조는 뛰어난 슈팅과 골 결정력으로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 스트라이커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프랑스 지로댕 보르도 시절 주전 공격수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2020-21시즌 12골, 2021-22시즌 11골을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 가능한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황의조의 2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프랑스 현지에서도 높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프랑스 축구 전문가 에릭 바리에르는 황의조 활약에 "마치 에딘손 카바니 같은 스트라이커다. 공격수지만 상당히 이타적이다. 많은 활동량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마다 유니폼이 흠뻑 젖을 만큼 헌신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황의조는 프랑스에서 더 오래 뛸 수도 있었다. 팀 성적이 일차적인 문제였다. 보르도가 2021-22시즌 리그앙에서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새로운 거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리그앙의 스타드 브레스투아가 영입을 희망했다. 황의조를 데려오기 위해 300만 유로(약 40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를 비롯해 스트라스부르와 낭트 등도 황의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프랑스 잔류도 충분히 가능했다.
그럼에도 황의조는 프리미어리거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2022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격한 노팅엄으로 이적을 택했다. 다만 기다림이 필요했다. 노팅엄의 구단주는 함께 운영하는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를 보냈다. 황의조는 첫 시즌 올림피아코스 임대를 받아들이는 대신 기량을 인정받아 2년차부터 노팅엄에서 뛰는 청사진을 그렸다.
그러나 생각만큼 그리스 무대가 쉽지 않았다. 황의조는 보르도에서 보여준 기량에 반도 보여주지 못했다. 올림피아코스에서 뛰는 반년 동안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공격 포인트를 생산하지 못했다. 컨디션은 크게 떨어졌고, 결국 팬들의 우려대로 무리한 이적으로 인해 월드컵에서 부진했다.
황의조는 다시 뛸 수 있는 곳을 찾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다만 유럽에 잔류할 수는 없었다. FIFA 규정상 한 시즌에 같은 대륙의 3개 팀에서 뛸 수 없었기 때문다. 시즌 개막 후 보르도에서 잠시 뛰고 올림피아코스에서도 경기에 나섰기에 유럽 내 이적은 불가했다. 고심 끝에 K리그로 돌아왔다. FC서울과 6개월 단기 임대를 맺고 감각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에서 경기력을 되찾은 황의조는 지난해 여름 노팅엄에 복귀해 주전 경쟁을 펼쳤다. 프리시즌에서 비공식 데뷔 및 데뷔골까지 넣으면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하고 프리미어리그 2경기, 영국 풋볼리그(EFL)컵 1경기서 벤치에 앉았다. 그러나 거듭 투입에 실패했고 프리미어리거 데뷔를 또 미룬 채 임대를 택했다.
여름 이적 시장 데드라인 전에 극적으로 노리치시티 유니폼을 입은 황의조는 "기대가 크다.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느낌을 받았다. 높은 라인에서 압박을 많이 하고 공격수들과 연계 플레이를 통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황의조는 노리치시티에서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18경기 3골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는데 지난 겨울 노리치가 돌연 임대를 조기 종료했다. 프랑스 복귀 가능성이 검토된 가운데 알란야스포르로 깜짝 임대됐다.
한편 알란야스포르는 황의조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안탈리아스포르와 1-1로 비겼다. 승점 52점으로 이번 시즌을 7위로 마무리했다.
황의조는 노팅엄 포레스트와 내년 6월까지 계약되어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원 소속팀 노팅엄 포레스트로 돌아간다. 프리시즌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데뷔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